본문 바로가기

Life

이와이 슈운지 감독에게 보내는 Love Letter



 감독님 도대체 어떻게 하면 영화를 잘 보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과연 좋은영화란 무엇일까요? 살아있는 동안 밥먹는 시간, 잠자는 시간 빼고 영화를 본다 해도 죽을때까지 다 못 본다고 하니 좋은 영화만 골라서 봐야 한답니다. (박찬욱 감독이 한 말입니다.) 좋은 영화란 무엇입니까? 흘러가는 시간에 어떤 영화를 봐야 후회하지 않을 수 있습니까? 영화를 보고 나서야 좋고 나쁘고를 판단하게 되는데 보기전에 도대체 좋은지 아닌지 어떻게 알고 선택해서 영화를 봐야 한다는 겁니까? (박찬욱의 말은 이해할 수 없군요) 


 영화를 만들때 가장 먼저 무엇을 생각합니까? 아주 오래전 당신이 쓴 책을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쓰레기통 극장>그 책에 쓰이길 단순한 아이디어에서 시작한다고 하셨죠, 그렇다면 그런 아이디어는 어디서 나오는 것입니까? 당신이 책에 열거한 영혼의 영화들을 저는 절반도 보지 못했습니다. 구하기 어려운 영화들만 적어놓으셨더군요. 당신을 따라가려고 해도 전 이미 당신이 본 영화를 볼 수 없는 현실에 놓여있습니다. 당신이 평소에 즐겨읽는 책이나 동시대의 영화들이나. 심지어는 저녁 반찬메뉴가 무엇인지 알아가며 모든걸 섭렵한다해도.....아니 따라간다는게 가당키나 하다는 말입니까? 


 맞습니다. 전 지금 투정을 부리고 있습니다. 동시에 당신을 질투하고 있습니다. 고백합니다. 전 당신이 창조한 매력적인 세계를 훔쳐오고 싶습니다. 아무도 모르게 몰래 훔쳐와서 내것인냥 포장해버리고 싶습니다. 피카소가 한말. "저급한 예술가들은 배끼지만 훌륭한 예술가들은 훔친다." 이말을 동의하는 바는 아니지만 예술가의 양심의 문제에 대해 눈 딱 감고 그것을 버리고서라도 훔치고 싶습니다. 하지만 불가능한 일이죠. 그땐이미 내것이 되어있을 것이니까요. 당신이 책에서 언급했듯이 당신 역시 많은 이들의 것을 훔쳤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전 그런 행위까지 닮으려는 것은 아닙니다. 


 벤쿠버에서 아오이 유우양과는 어찌 지내고 계십니까? 어제 기사를 보니. 유우양이. 14살 연상의 오모리 나오와 열애를 한다는 기사를 접하고 기겁을 했는데. 막지 않고 뭐했습니까? 소속사의 입장처럼 성인이니 사생활은 그녀에게 맏기는 겁니까? 자신의 여배우가! 당신이 발굴하고 키워낸 명배우가 14살 연상의 남자에게 가 있는데 그걸 두눈 뜨고 보고 계신단 말입니까?.잠깐....감독님. 유우가 일본에 있다는 걸 보니 촬영은 다 끝났는가 보군요. 유우가 우익라며 한국 팬들에게 욕을 먹고 있는데. 올바른 역사관을 심어주실 생각은 없으십니까? 일본을 대표하는 영화감독이자 예술가로서 당신이 생각하는 동아시아의 역사에 대해 알고싶습니다. 설마 아무런 관심이 없는 아니시겠죠....   


왼쪽, 14살 연상의 오모리 나오
존경하는 오다기리 형님, 유우 안챙기고 뭐했습니까! 


 또 할 말이 있습니다. 며칠전 러브레터를 다시 봤습니다. 영화 속엔 사카이 미키라는 배우가 나오죠, 여자 후지이 이츠키역으로 스타텀에 오른 분인데. 영화자체가 아름다웠던데다. 짝사랑의 모티브도 포함이 되고 이때 당시. 하필, 제가 짝사랑하던 첫사랑의 얼굴과 너무 닮아서 그렇게 혼자 많이 울며 미키한번 그녀한번..생각하며 가슴앓이를 했더랬습니다. 감독님. 전 이 영화를 보고 미키의 얼굴을 다시 보기 위해. 두번째 출연작 쥬브나일이라는 영화를 죽도록 찾아 다녔는데 당시 동네의 그 어떤 비디오 가게에서도 찾을 수 없었습니다. 그리곤 영원히 미키는 러브레터라는 영화속에 박제시켜 버렸죠..

 

 시간은 흐르고 첫사랑의 감정이 추억이 되어가며 미키는 기억에서 지워져 갔는데. 러브레터를 다시 본 뒤 당시의 삼삼한 기분이 들어 요즘 근황을 알아보기 위해 검색을 해봤습니다. 줄줄이 나오는 그녀의 사진들은 10년전 그대로였고...뉴스란에 재미있는 기사가 떴더군요. 가을에 의사와 결혼을 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지금은 결혼한지 1년이 넘었겠군요.)그리고 4년동안 뉴욕에서 어학연수와 봉사활동 차 있기도 했고..뭐..이래저래 연극과 영화를 오고갔으며. 의사시라는 남편은 봉사활동을 하며 알게 됐다는 ...........

(이미 다 아시는 얘기라면 죄송) 사진 속의 그녀는 러브레터 속의 풋풋함은 사라지고 아줌마가 다됐습니다. 

 

감독님 저는 매일 같이 생각합니다. 혹시 다음 작품때는 사카이 미키를 다시 거두지 않으실까. 그렇다면 누군가 "마츠다카코는? " 이라고 말 하겠지만. 마츠는 이미 4월이야기 출연당시 스타였으니 안챙겨도 괜찮습니다. 지금까지 감독님의 작품을 훑어보면 감독님은 대게..한번 같이 작업했던 사람들을 또 기용하길 좋아하시질 않습니까? 차라는 <스왈로우테일 버터플라이>과 <피크닉>에도 나왔고..아유미는 <스왈로우...>와 <릴리슈슈의 모든것>에 나오고 아오이 유우는 무려 세편이나 출연시켜 주시지 않았습니까. 이번 신작까지 포함하면 네편이군요! 여자배우들 뿐만이 아니라 남자 배우들도 대게 두번이상 같이 작업하시는 분이 왜 미키를 재고용 하시지 않는지요. 그녀가 당신곁을 떠나 지금어디 제대로 된 작품을 만난적이 있기나 합니까? 

 

미키 누나 다시 살아나셔야 합니다.


사카이 미키는 아오이 유우만큼이나 충분히 매력적이고 연기도 곧잘해서 러브레터로 신인상까지 받았는데 결혼을 앞두고 한, 인터뷰에서 엄마 역할을 하고 싶다니..어이가 없습니다. 배역의 선택은 전적으로 그녀 자유이지만. 왜 그 꽃다운 나이에 작품활동을 활발히 하지 않았던 걸까요? 좋은 작품을 만나지 못한 탓일까요? 슈운지 감독님이 한번이라도 불러주셨다면....좋지 않았을까요? 유우는 철부지 아이에서 배우로 키워주셨으면서 말입니다. 미키씨도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 배우라고 생각하지 않으십니까? 감독님. 다시 미키를 거둬들여 주시기 바랍니다.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제가 감히 격이없이 쓸데 없는 말을 많이 했습니다. 감독님의 하시는 모든 일이 잘 되길 바랍니다.  더불어 차기작 <뱀파이어>후반작업 잘 하시구요. 스텝명단을 보니 촬영감독 이름에 오노미치 코지가 올라와 있던데. 신인입니까? 츠노다 신이치 감독도 잘찍던데. 스케줄이 안 맞았던가요? 영어가 안돼서 그랬습니까? 그 긴 머리 자르실 생각은 없습니까? 현장에서 연출은 통역 없이 하십니까? 아오이 유우는 정말 여신인가요? 아 아직도 전 당신에게 궁금한게 너무나도 많습니다..............그중 무엇보다 궁금한건...<하나와 앨리스> 이후 6년만의 신작 장편 <뱀파이어>입니다. 수 많은 뱀파이어 영화가운데 또 어떤 색다른 영화를 들고 오시게 될지 너무 궁금합니다. 기대하겠습니다!! 




아이러브 뉴욕 촬영 현장, 
올란도 블롬과 이 영화의 가장 중요한 모티브인 전화기를 가지고 연기 디렉팅 중




감독님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