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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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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집어진 새끼 거북이의 연말정산 21년 한해 동안 준비하던 대본이 결국 무산이 되어버렸다. 독특한 기획물이었고 대본이 재미있다고 배우들도 붙었으며 굴지의 후반업체가 뒤에서 서포팅해주어 컨셉 아트까지 나온 상황이었다. 넷플과 티빙이 타깃이었는데 정말 매몰차게 거절당했다. 긍정의 화신인 감독은 경력이 미천한 자기 때문이요 회사는 우리가 신생이라 힘이 없어 그렇다며 나를 위로 했지만 난 아무리 생각해도 내가 더 재미있게 쓰지 못해서 벌어진 일이라 생각했다. 그래선지 22년 시작은 참으로 우울했다. 뭘해도 안되는 시간이 이렇게 길어질 줄은 정말 난 상상도 못했다. 그리고 왠지 앞으로도 그럴 것 같은 기분은 뭘까. 2월즘 학교 후배의 소개로 단편영화을 준비하며 4월에 촬영을 마쳤다. 간만에 현장에 나가 연출을 하고 있자니 엄청난 힐링의 시간이었..
친구를 떠나 보내며 정신없이 글을 쓰며 마감을 달리던 때 문자 진동이 울렸다. 단체문자. 친한 후배 아버지 부고 문자였다. 스트레스 받는 하루 요즘들어 부쩍 잦은 부고문자에 내용을 자세히 읽지 않고 계좌로 조의금만 보냈다. 나중에 시간이 지나고 나면 후배와 따로 만나 밥한끼 해야겠지라며...말이다... 시간이 3일 정도 흘렀다. 동기와 연락을 하다 혹시 후배의 장례식장에 다녀왔냐고 물으며 수치스럽고 부끄러운 사실을 알게되었다. 내가 받은 문자는 부친상이 아니었다... 본인상이었다. 난 믿들 수가 없어서 문자를 다시 봤고 정말 부친상이 아닌 본인상임을 확인했다. 1년 6개월의 암투병 끝에 ... 그렇게 되었다는 내용이 너무나도 명확하게 적혀 있었다. 어떻게 그런 실수를 할 수 있었던 것일까. 난 누군가의 죽음 앞에 아무렇지 ..
상업영화 작가로 살아남을 수 있을까 여전히 작가로의 데뷔는 요원하다. 어느새 40이 되었다. 캐스팅과 투자 배급까지 정리되었던 작품은 제작사 대표와 투자사 대표와 매니지먼트사 대표 간의 이상한 알력으로 와해가 되어 제작이 무산되었다. "진짜 별꼴이네"라는 말이 정답이겠다. 당시 메인투자와 주연배우 확정 전화에 난 눈물을 흘렸었다. 그때가 올해 2월 말... 한 달 뒤 비보를 접하고 비로소 나의 나이 나의 위치를 다시 바라보게 되었다. 아직 데뷔 못한 신인작가...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무명의 작가. 첫 각본 계약을 빌미로 35살에 작가로 전향하겠다고 결심했고 지금까지 넘의 돈 받고 쓴 시나리오만 8 작품 시놉 트릿까지 하면 12 작품이다. 햇수로 6년 가까이 되는 지금 이 순간. 1년에 2 작품씩 참여한 것이라 보면 된다. 하지만 고작해야..
9년이 넘은 블로그 블로그에 첫글을 올린지 9년이 넘었네요. 참고로 첫 포스트 대부시리즈는 제 친한 영화적 동지의 글입니다. 이후로 상당수의 글이 그녀석의 글임을 밝힙니다. 함께 블로그를 꾸려나가고자 했지만 그래서 소일거리로 글쓰면서 커피값이나 벌어보고자 했지만 역시 우린 전투성이 떨어지는 녀석들이라 1년도 안 지나 포기했죠. 수익은 만원인가 있었고 밥인가 차인가를 마셨던것 같습니다. 이후로는 그냥 혼자서 글을 끄적이는 수준으로 내용을 채워 왔습니다. 이런 고백들도 사실 읽는이가 없다는 걸 알지만 자기고백정도로 생각하면 될것 같습니다. 오랜만에 보니 시간이 나는대로 영화를 보고 짧게라도 글을 쓰자고 했는데 역시나 게으름과 바쁨이 뒤섞이며 결심을 내려두게 되었네요. 2016년에 개인신병에 관해 글을 쓴게 마지막인데... 당시..
오랜만에 블로그에 들어왔다. 지난 글을 확인해 보니...작년 2월 말이었다.거의 2년 가까이 블로깅을 하지 않았다.지나온 시간에 대한 회한섞인 글들도 다시 읽어 보니 왜 그랬는지 당시의 상황이 대충 짐작이 가기도 한다. 어쨌건 별로 의미 없는 일처럼 느껴졌던 것일 게다.무척 바빴고 블로깅을 하는 소일거리가 내겐...스스로를 고립된 인간 혹은 오타쿠 혹은 참 할 짓 없는 ...따위의 수사들을 연상 시켰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블로그가 그랬을 뿐이지...2년 동안 상당히 많은 글을 썼다. 돌아보니 트리트먼트 4편...시나리오 4편을 썼다...시나리오 4편중 3편은 외부에서 들어온 일이었다...그 3편중 1편은 다 입금이 되었고 작업이 완료된 상황이고1편은 여전히 작업중이고 때문에 입금 중이고 마지막 한편은 작업은 다했지만 이상한 ..
이야기를 한다는 것 세상엔 정말 많은 시나리오가 있다.내가 쓴 시나리오도 정말 많은 시나리오중 하나다..난 그틈을 비집고 솟아 올라 싹을 틔우기 위해 수많은 밤을 지세우며 여기까지 왔다.하지만 뒤돌아아보니 나의 발 자취는 참혹하다. 이젠 용기도 자신감도 설자리도 다 잃어버린 심경그래도 글을 써보겠다고 몸부림 치는 지금은 절박함 보다는 두려움 진심 보다는 꼼수를 바란다.자본가의 컨텍. 난 결국 항복했다. 자존심. 그런건 옆집 고양이가 물어갔다. 얼마나 웃길까 울릴까. 글쓰는 기계가 되어 삶의 순간을 직조해낸다. 시간을 배끼고 사건을 우연인척 가장한다. 새벽이다. 사기꾼의 심장은 천천히 뛴다. 나의 심장이 그러하다. 내일은 누굴 속여서 감동을 줄까 고민한다.나의 인물을 험악한 세상에 내몰아 고통을 주는 사디스트...신을 닮아 ..
2013 친구들과 나의 베스트 영화. 너도나도 복 많이 받으라는 카톡질에 질려서 새로운 의사전달 메시지를 생각해 내었다. 그것은 2013년 마지막날 단 한편의 마스터피스를 꼽는다면 어떤 영화를 선택할 것인가. 일반인을 제외하고 이런 문자를 보내도 격없이 답해줄 만한 영화인들을 대상으로 카톡을 돌렸다. 다행이 다들 대답을 하였다. 그리고 정말 재미 있는 일이 있었다. 간단히 정리를 하자... 영in- 이 녀석은 나와 영화의 혼을 나눈 가장 친한 녀석인데 반칙을 했다. 2013년 개봉영화가 아니라 올해 본 영화중 최고를 골랐던 거이다. 난 다시 고르라는 말을 하지 않고 브래스 오프를 보지 못했으니 꼭 챙겨보리라 말을 남겼다. 그리고 브래스 오프는 관람 전이지만 탄광촌 배경으로 한 감동스토리라고 하니 상당히 의외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친구라면 ..
문화독재의 그늘 아래 사라져 가는 감독들 김기덕 감독의 황금사자상 수상에 붙여 어려가지 생각을 하게 만드는 한주간이었다. 과연 우리 나리에 진정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할 수 있는 감독이 있을까 하는 궁금증이 들었다. 거대자본에서 자유로운 김기덕 감독은 관객에게 외면 받을 지언정 자기 세계에 대해 18편의 영화를 통해 확고히 했다. 만약 김기덕이 자본에 휘둘리는 감독이며 적은 돈으로는 절대 영화를 못 찍겠다는 저질 스러운 의지를 가진 감독이었다면 아마 지금쯤 영화역사의 기억속에서 1960년대 활동했던 '김기덕' 감독과 동명이인의 사람 정도로 기억에 남았을 것이다. 그리고 소리 소문 없이 사라졌을 것이며 지금과 다를 바 없이 산속에 칩거하며 스스로 그림이든 뭐든 다른 매체로 예술혼을 불태웠을 것이다. 생각만 해도 우습지 않은가? 역설적으로 우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