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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2013 친구들과 나의 베스트 영화.




너도나도 복 많이 받으라는 카톡질에 질려서

새로운 의사전달 메시지를 생각해 내었다.


그것은 


2013년 마지막날 단 한편의 마스터피스를 꼽는다면 

어떤 영화를 선택할 것인가. 


일반인을 제외하고 이런 문자를 보내도 격없이 답해줄 만한 영화인들을 대상으로 카톡을 돌렸다. 

다행이 다들 대답을 하였다. 그리고 정말 재미 있는 일이 있었다.


간단히 정리를 하자...


영in-<브래스오프> 이 녀석은 나와 영화의 혼을 나눈 가장 친한 녀석인데 반칙을 했다. 2013년 개봉영화가 아니라 올해 본 영화중 최고를 골랐던 거이다. 난 다시 고르라는 말을 하지 않고 브래스 오프를 보지 못했으니 꼭 챙겨보리라 말을 남겼다. 그리고 브래스 오프는 관람 전이지만 탄광촌 배경으로 한 감동스토리라고 하니 상당히 의외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친구라면 의례<토리노의 말> 정도 나올줄 알았는데... 


영달군-<카운슬러> 이 친구는 신카이 마코토 풍의 잔잔한 멜로나  서정적 분위기의 남녀간의 소소한 감정을 담은 영화를 주로 찍어왔는데. 사실 그의 의식 저변엔 블록버스터와 예술을 동시에 달성하고자하는 욕심이 큰것 같다...왜냐면 그의 베스트 감독이 리들리 스콧이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이라면 동의 할 수 없었겠지만 녀석이 카운슬러를 골랐을때 고개를 끄덕였다.


킹섭-촬영부로 일하는 친구<그래비티> 와 ,<실버라이닝 플레이북>를 꼽았다. 뒤이어 나오는 사람들도 그래비티가 다소 우세다. 그 부분에 대해선 마지막에 언급하자 <실버라이닝 플레이 북>도 다시 관람해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극장에서 2막 중반즘 졸기 시작해 3막 시작할때 깨어났던 지라 영화의 완전체를 아직 못봤기 때문이다. 그에게 실버라이닝 같이 좋은 영화 곁에 함께 하길 빈다고 말해주었다.

   

민큐-이 친구는 내 단편영화를 촬영해준 유일한 촬영감독이다. 난 늘 내가 촬영을 하니까. 때문에 찍으면서 주먹다짐을 할 뻔 한 적이 엄청 많았고 그만큼 애증의 관계라고 보면 된다. 한편으로 예술적 재능과 학교다닐때 공부좀 한거랑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결론을 내리게 해준 친구이기도 하다. 어쨌든 이 녀석도 반칙했다. <폭스 파이어>와 <플레이 비욘즈더 파인즈> 두편을 골랐다. 안타깝게도 마지막 까지 우린 궁합이 맞지 않았다. 두편다 소문은 익히 들었지만 아직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꼭 챙겨 보겠다고 말했다.


뽀람-옥탑방에서 와신상담 하지만 보기와다르게 엄청난 영화광이자 음악에 조애가 깊어 대화를 나누다 보면 내 지식의 옅음에 한 없이 나약해 지는데...이친구는 갑자기 <현기증>이라는 영화를 언급했다. 내가 2013년이라 다시 강조를 하자..자신은 현기증의 주인공처럼 아직 고전의 굴래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라고 답변했다. 그 짧은 한 마디에 정말 많은 의미가 담겨 있었다. 고갤 끄덕이며 올해는 꼭 이친구와 자주 만나 영화의 혼을 나누어야 겠다...라고 정리 멘트를 날리던 차 그가 선빵을 날렸다. "하지만 히치콕이 살아있었다면 <그래비티>를 보고 입을 다물지 못했을 거야."라며 유머였음을 알려준것 그래서 난 "역시 유머 센스는 윌리엄 와일러 뺨때리네"라고 답해 주었다.


봉감독-한 성깔하며 영화의 대화가 가장 잘 통하는 친구 중 하나. 자기 주관이 확고하고 크리스토퍼 놀란빠다..나도 놀란을 좋아하지만 이녀석 만큼은 아니다. 아무튼 다음날 아침에 답장이 왔다. 왠지 술을 거하게 마신듯 했다. 그리고 정말 뜻 밖의 영화를 골랐다. 드니 빌뇌브의 <그을린 사랑> 이 친구가 유일하게 감독 이름과 작품 제목을 동시에 얘기 했다. 성격드러나는 부분이다. 사실 위에서 말한 실버라이닝, 폭스파이어, 비욘즈더 파인즈 같은 경우 배우들은 유명하지만 감독들 이름이 조금은 생소하여 영화를 사랑해도 감독에 경배를 표하긴 이른 작품들이다. 하지만 녀석은 드니 빌뇌브의 이름을 외우고 있었다. 내가 기분이 좋았던건 나 역시 드니에 대해 엄청난 애정을 쏟고 있었기 때문이다. 프리즈너스는 정말 걸작이라고 생각한다. 


하하-누가 뭐래도 가장 열심히 일했던 내 주변에서 현장에서 가장 돈을 많이 번 친구다. 역시 일을 많이 하다보니 영화를 많이 못봤다는 말이 돌아왔다. 뭔가를 하나 들기엔 대표성이 없을 것 같다는 얘기인 것이다. 그래도 하나를 뽑으라 했더니 <변호인>을 뽑았다. 그렇다 변호인을 욕하는 순간 꼴통우파나 일베정도로 된다. 난 변호인을 좋하하지도 응원하지도 않는다. 그것에 대한 리뷰를 쓸려다 광폭한 공격이 두려워 그만두었다. 하지만 언젠가 정리를 해서 써내리라. 또한 안부를 전하다 일전에 함께 작업했던 독립장편영화 편집 잘되가냐고 물어봤더니 감독이 소스를 들고 잠적해서 알수 없다는 말만 돌아왔다. 현장에서 부터 엉망이었는데 나중에 대학로에서 (감독이 배우이자 연극연출가이다.) 만나면 물어나 보련다.


제이슨-패션테러리스트 였는데 날이갈수록 무난해지고 있다. 성격은 마틴 스콜세지와 조금 비슷하다는 느낌이다 하지만 스콜세지만큼 영화적 지식은 없다...녀석은 한편이 아닌 세편을 말했다. 이렇게 "<그래비티>긴 한데 난 <설국열차> <연애의 온도>" 이제 좀 간극이 좁혀진 느낌이고 나의 의도를 가장 잘 알아들으며 가장 평이한 대답이 돌아왔다. 세편 다 대중과 평단이 환호한 영화였다. 나도 사실 제이슨과 크게 다를 것없는 영화를 골랐다. 그건 나중에 공개한다. 그러더니 녀석은 내가 2013년에 릴리즈 했던 단편영화를 가장 인상깊게 본 독립영화라 말했다 조금 비꼬는 것 같았다...물론 그런 의도는 없었겠지만 그런 기분이 들었던건 당시 그녀석이 영화제 예심위원이었기 때문이다. ㅋㅋ 


씅자-막무가내로 대답했다 "년도는 잘 모르지만 <드라이브>" 라고 했다. 영화를 안보는 친구는 아닌데...2011년 영화를...아무튼. 자긴 드라이브가 최고 라고 한다. 난 동의 할 수 없지만 그에게 드라이브 같은 영화를 꼭 찍길 바란다고 덕담을 넘겼다. 그러자 최근에 재미있게 봤던 영화를 추천해 주었다. 세븐사이코패스...봤는데 난 별로였다. 그는 마틴 맥도나 감독이 엄청난 놈이라고 치켜세웠다. 역시 난 동의 할 수 없었다.


간신배-유일한 배우다. 녀석은 깔끔하게 <그래비티>라 말했다. 영화를 많이 안보는 친군데 왜 문자를 보냈나 싶다. 아마도 남들이 다들 그래비티를 칭찬하니가 하는 말이지 않을 까 한다.


수융-아, 이친구도 배우였다. 영화 뭐가 개봉했나 고민하더니 지금 공연중이라 핸드폰을 끈다고 했고 영화를 꼽진 않았다. 배우들의 공통점은 영화를 많이 안본다는 것이었으나...


지혜-역시 영화를 올해 많이 안보았다고 했다. 그러다 요즘 핫 이슈인 <변호인>을 아주 성의 없이 골라서 엄청 훈계를 하였다. 후배니까.ㅋㅋㅋ


뜨루-역시 후배, 녀석은 꾀나 찰지고 유쾨한 단편을 많이 찍은 녀석이며 일본영화를 무척 좋아하고 일본에서 주체 하는 영화제에서 상을 받아 더욱 일본으로 자주 가게 된 녀석이다. 아니나 다를까 <그렇게 우린 아버지가 된다>를 꼽았다. 곧 볼 예정이다. 고레에다를 좋아하긴 하지만 이영화에 상을 선사한 스필버그를 더 사랑하기에 꼭 볼 것이다.


정리를 하자면 1위는 4표를 받은 그래비티가 되겠다. 



알폰소 쿠아론 축하한다.





난 라이프 오브 파이를 꼽았다.

이건 이전에도 없었고 아마도 이후에도 없을 내 인생의 영화가되었으며

2013년 한해동안 내 인생을 바뀌는 첫 단추이기도 했다.

진정한 그리스도인으로 한걸음 나아갔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자 나눔이 즐거웠던 이유는...

최근 씨네21에서 뽑은 올해의 영화 베스트 5에 평론가들의 목록과 일치되는 구석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물론 그래비티는 타임지 선정 2013최고의 영화이긴 하다. 

 

사실 나도 그들의 선택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영화의 친구들은 저마다 정말 자신의 영화를 선택했다.

친구들의 사적이며 솔직한 답변이 돌아와서 너무 즐거웠다.

난 이게 바로 영화와 관객의 관계라고 생각한다.


나의 베스트 5는 이러하다.


1. 라이프 오브 파이

2. 홀리 모터스

3. 마스터

4. 퍼시픽 림

5. 설국열차


딱봐도 뻔한 목록이다. 하지만 난 미래지향적 새로움이란 기준을 세우로 나열했다. 

전부 너무 좋아서 극장에서 2번 이상 관람한 영화다. 

가장 많이 본 것은 퍼시픽림 5번 보았다. 다운 받았으니 앞으로 더 볼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