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이 영화는 눈에 보이는 모든 샷에 대한 분석으로 영화를 보지 않으신 분들이나
보다가 잠시 졸았거나. 이 영화에 별로 흥미가 없으신 분들은 읽지 마시길 바랍니다.
왜냐면 영화를 발가벗기는 의식에 허우 샤오시엔은 초대장을 보낸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2. 하지만 그래도 용기가 있다면 읽어보시길 강권합니다. 이것은 영화를 체험하는 것과는 조금 다른
텍스트와 정지된 이미지 그리고 사적 감상을 체험하는 순간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 은밀한 영화와의 밀담을 즐기실 분은 도전하시길...
카페뤼미에르는 총 86컷으로 런닝 타임은 자막까지 포함해서 약105분이다.
오즈야스지로탄생100주년기념작품(자막이 뜨고 전철소리가 선행한다)
FADE IN
1. 전철이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지나간다.
FADE OUT
2.카메라는 창쪽을 향하고 빨래를 여는 요코의 뒷모습. 전화벨이 울리고 (하지메의 전화).주인의 소리가 오른쪽 프레임 밖에서 들리고 요코는 주인에게로 프레임 아웃한다. 입구가 오른쪽에 있음을 알 수 있다. 우리는 요코 방의 창문의 위치와 입구를 알았다. 요코는 다시 들어와 파인애플 케잌을 주고 전화를 받는다. 그리고 꿈 이야기를 해준다. 주인이 오고감에 따라 한 화면 안에서 분위기가 바뀌고 이야기의 화제가 바뀌기 시작한다. 전화를 끊고 페이드 아웃된다.
제목(전철 안내방송 소리가 계속 이어진다)
카페 뤼미에르
3.전철안, 오른쪽을 보고 서있는 요코
4.전철안, 오른쪽을 보고 서있는 요코, 노트를 꺼내본다.
5.도착하는 전철, 요코가 내리고 걸어간다.
6.전철역을 나와 거리를 걸어가는 요코
7.전철 안, 운전하는 기관사 옆 시계 클로즈업에서 팬하면 역으로 들어가는 전철의 시점으로 보인다.
8. 그 시계를 보고 자신이 사온 시계를 맞추어보는 요코의 뒷모습
9.전철 안, 시계 클로즈업
10.거리를 걸어가는 요코
11. 하지메의 책방, 입구를 등진 채 정면으로 바라보는 쇼트. 하지메가 앉아있고 문 열리는 소리가 먼저 들리고 요코가 프레임 인한다. 하지메는 CD를 건네고 돈을 받는다. 요코는 아까 전철역에서 꺼냈던 시계를 선물이라며 준다. 얘기하는 둘 뒤로 개가 서성이는 공간이 있다. 이 쇼트에서 공간은 세 개로 나누어진다. 후경의 개의 공간. 그리고 중경의 요코와 하지메의 공간. 이 공간은 전경이 아니다. 전경은 화면너머 유리창에서 반사되어 오는 빛이자 들려오는 소리가 보여 지는 공간이다. 외화면의 공간, 그것이 전경이고 우리가 눈으로 보는 하지메와 요코의 공간은 중경에 해당한다. CD를 보던 요코는 이곡을 안다고 하면서 이 곡을 작곡한 지앙원여에 대해 얘기한다. 일본에서 음악을 공부한 대만출신의 음악가. 하지메는 카세트를 가져와 이 곡을 튼다. 앞에서 말한 세 개의 공간에 이 음악이 겹쳐지면서 점점 시간으로 변화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하지메는 아까 전화상에 요코가 했던 꿈 이야기를 다시한번 한다. 그것은 유럽에서 전해져오는 체인질링전설과 비슷하다며...앞전의 요코의 꿈 이야기와 지금의 하지메의 이야기가 겹쳐지고 세 개의 공간을 가로지르는 음악에 의해 공간은 시간이 된다.
12.(음악은 계속 흐르고) 전철역, 요코는 보관함을 연다(음악 사라지고) 짐가방을 꺼내는 요코
13전철 안, 통로를 비추던 카메라는 왼쪽으로 패닝하고 앉아서 노트를 보고 있는 요코를 보여준다.
14. 전철역, 멀리서 걸어온 요코는 정차되어있는 전철에 탄다
15. 롱숏, 달리는 전철을 보여준다.
16 역 앞에서 기다리는 아빠, 그 뒤로 전철이 도착한다. 카메라는 아빠를 따라 입구 쪽으로 움직인다. 역 입구라는 공간이 보여 지고 멀리서 요코가 오고 아빠와 같이 차를 탄다
17. 자동차는 역을 떠난다.
18. 요코의 집, 엄마는 후경에서 음식을 준비한다. 후경은 부엌이다. 차가 도착하는 소리가 들리고 전경의 열려진 유리창으로 도착한 차가 비춰서 보인다. 요코와 아빠가 내리고 소리는 계속되고 요코와 아빠는 프레임의 왼쪽에서 들어온다. 이 집의 유리창과 입구의 위치가 머릿속에 그려진다. 둘은 마루의 식탁에 앉아 물을 마신다. 마루라는 공간은 중경에 해당하고 전경은 역시 유리창에 비춰 보이는 마당이다. 화면구성에 있어 인물과의 거리를 통해서 전경은 화변 밖 공간으로 남겨둔다. 요코가 마루에 있는 고양이를 부른다.
19 그 소리와 함께 카메라는 부엌 쪽으로 넘어가고 우리의 시야엔 부엌대신에 유리창과 그너머 마당이 보인다. 엄마가 있던 공간은 화면 밖으로 밀려나간다. 그리고 아빠는 오른쪽으로 프레임 아웃한다. 화면엔 요코와 고양이뿐이다. 이렇게 앞의 쇼트와 다른세계가 펼쳐진다. 앞의 쇼트에서 아빠와 요코를 에워싸던 세계는 고양이를 부르는 요코의 소리와 함께 다른 쇼트가 되고 그 쇼트 내에선 아빠가 사라졌다. 고양이와 요코만이 있다. 요코는 엄마를 부른다. 그리고 엄마의 목소리가 들린다. 비록 엄마는 화면 내에 없지만 목소리로써 보이게 된다. 하지만 끝내 아빠의 존재는 여기서 사라지고 없다.
20 밤. 요코가 있던 공간에 아빠가 앉아 신문을 보고 있다. 프레임 왼쪽 밖에 비춰오는 빛과 소리로 인해 그곳에 티비가 있음을 짐작한다. 인물에 묻는 빛과 소리로 인해 티비가 보인다. 후경, 부엌에서 엄마는 요리가 다됐다며 요코를 부른다. 요코의 대답이 없자 아빠는 일어나 왼쪽으로 프레임 아웃하고 요코를 부르는 아빠의 목소리가 화면 밖에서 들린다. 다시 자신의 자리로 프레임인하는 아빠, 맥주를 마신다. 앞의 쇼트와 비교해서 보면 낮은 밤으로 , 요코는 아빠로, 엄마의 목소리는 TV 소리로, 목소리로 자신의 존재를 내보이던 엄마는 시각적으로 후경에 직접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세계엔 요코가 없다.
21 불 꺼진 공간, 불이 켜지고 부엌과 요코가 보인다. 그리고 엄마가 왼쪽에서 프레임인해서 들어온다. 이 집에서 방은 모두 프레임 왼쪽에 있는 모양이다. 부엌에 있는 전등만이 켜져 있어 사방은 어둡다. 빛과 어둠의 경계에 의해 자연스레 프레임안의 프레임이 만들어지고 이 틀은 모녀를 에워싸는 공간을 만들어준다. 그것은 곧 우리에게 지금 여기에 모녀가 함께 있음을 보여준다. 부엌 앞의 공간, 마루에 불이 켜지고 밝혀진다. 아빠가 TV를 보며 맥주를 마시던 공간. 하지만 지금 아빠는 없다.
22. 20과 같은 앵글로 TV소리와 아빠는 사라지고 엄마와 요코가 있다. 요코는 카메라를 등지고 앉아있고 엄마는 요코의 왼편에 앉아 요코를 바라본다. 요코는 엄마에게 임신했다 말한다. 여기서 우리가 보는 건 엄마의 얼굴이다. 요코의 얼굴은 볼수 없다. 좀더 정확히 말해서 우리가 보는 건 엄마의 얼굴, 요코의 등위에 새겨진 요코의 목소리이다.
23.롱숏, 들판, 요코의 가족과 친척이 차에서 내려 오른쪽으로 걸어간다.
24.성묘하는 가족과 친척
25. 오른쪽으로 달려가는 자동차, 반대편으로 지나가는 전철, 프레임 아웃하는 자동차
26. 라면집, 라면을 먹는 요코, 아빠, 엄마의 뒷모습
27. 19과 같은 앵글, 요코의 집, 카메라는 유리 창 쪽을 향한다. 아빠는 식탁주위에 측면으로 앉아있고 요코는 오른쪽에서 프레임인하고 식탁위의 물을 마신다. 그리고 화면 밖 엄마를 부르고 오른쪽으로 프레임 아웃을 한다. 잠시 후 엄마가 프레임 인해서 유리창너머 요코를 보고 다시 아빠가 있는 곳으로 간다. 요코가 없고 아빠와 엄마가 있다. 우리는 이때 아빠와 엄마라는 말 대신 남편과 아내라는 말을 써야할 것이다. 마치 요코가 엄마와 아빠와 있을 때는 요코라는 이름대신 딸이라고 써야하듯이...하지만 요코는 부모님의 집에 잠시 머물렀다 가기에 그대로 요코라고 쓴다. 하지만 요코가 사라진 화면 내에 아빠와 엄마 둘만이 있을때는 남편과 아내의 관계가 된다. ‘아빠’와 ‘엄마’는 ‘요코’라는 딸이 있을 때만이 성립될 수 있는 관계이기 때문이다. 화면 내에서 어떤 인물이 있고 없고에 따라 남아있는 인물들의 관계가 바뀐다. 아빠와 요코의 대화는 없다. 심지어 둘이서 같은 공간에 머물지도 않는다. 아빠가 앉아있는 마루에 요코는 잠시 들어와 물을 마시고 엄마를 부르고 다시 밖으로 나간다. 아빠는 마치 유령처럼 식탁에 앉아 있는 것 같다. 엄마는 그런 아빠 옆에...아니 아내는 남편 옆에 앉는다. 아내는 딸의 미래에 대해 얘기하지만 남편은 말이 없다. 화면 밖에서 전화벨이 울리고 아내는 프레임 밖으로 나간다. 이것은 다시한번 혼자는 있는 아빠의 모습, 남편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프레임 밖에서 울리던 전화의 의도이다. 전화소리에 의해 아내는 프레임 밖으로 나간다. 우리는 여기서 하나의 쇼트가 하나의 세계이지만 요코와 아빠, 엄마 각각의 인물이 서로 다른 세계에 놓여있음을 본다. 같은 공간속에 있어도 요코와 아빠는 스쳐 지나갈 뿐이고 엄마는 그사이에 존재하지만 오래 머물진 못한다. 밖으로 나가버린 요코와 혼자 말없이 앉아있는 아빠, 얘기를 하지만 결국 혼잣말뿐인 엄마. 그들은 지금 각기 다른 세계에 머물러 있다. 잘못 걸린 전화. 아내는 다시 프레임 안으로 들어와 남편 옆에 앉는다. 남편은 카메라를 등지고 앉는다. 아내 역시 그런 남편을 보며 등지고 앉는다. 이때 왼쪽 창가에서 내려오는 빛은 엄마를 비추고 아빠는 그 앞에 놓인 책상에 의해 그늘져 있다. 아내는 남편에게 자신들의 노후에 관해 걱정한다. 아빠와 엄마에서 남편과 아내로...남편은 여전히 그늘 속에서 말이 없다. 천둥소리가 들리고 남편은 일어나 유리창 쪽으로 간다. 그리고 밖을 본다.
28.천둥소리와 조금씩 내리는 비, 멀리서 자전거를 타고 오는 요코, 자전거를 세우고 옆에 있는 작은 건물 안으로 들어가 밖을 내다본다.
29. 카메라는 작은 건물 안으로 들어와 요코를 등지고 밖을 내다본다. 요코는 고갤 돌려 안에 있는 누군가와 얘기를 나눈다. 요코가 얘기를 나누는 누군가는 소리로 보일뿐 눈에 보이진 않는다.
30.카메라는 다시 밖으로 나와 창가 쪽에서 밖을 내다보는 요코를 보여준다. 그 위로 하지메의 책방에서 들었던 음악이 흐른다. 그렇게 영화는 다시 시작한다.
1.(31)(음악 계속되고)카페 안, 전화하는 요코가 보인다. 그리고 화면 밖 왼쪽에서 전화벨이 울린다. 그리고 하나의 쇼트 안에 화면 안에서 통화하는 요코의 목소리와 화면 밖에서 통화하는 주인의 목소리가 겹쳐진다.
2.(32)카운터, 전화 받던 주인이 전화를 내려놓고 (음악이 끊긴다)오른쪽으로 가서 프레임아웃해서 요코에게 전화가 왔다고 하고 다시 카운터로 가고 잠시 요코가 프레임인해서 전화를 받는다. 앞의 쇼트와 지금의 쇼트는 정확히 공간에 의해 나누어진다. 요코가 있는 테이블이 놓인 공간과 주인이 있는 카운터라는 공간. 카메라는 이 경계를 넘지 않고 멈춰 선다. 이 경계를 넘나드는 건 인물이고 인물에 의해 두 공간이 하나의 시간으로써 연결된다. 마치 음악처럼...잠시 후 뒤에 보인 문으로 하지메의 친구가 들어오고 의자에 앉는다. 요코는 하지메와 통화를 하고 있고 통화가 끝난뒤 그 친구와 하지메에 관한 이야기를 나눈다. 하지메는 지금 여기 없지만 전화에 대고 말하는 요코와 하지메의 친구와의 이야기로써 하지메는 모습을 보인다.
3.(33)거리를 걸어가는 요코
4.(34)하지메의 책방, 카메라는 개가 있던 공간에 위치하고 중경엔 하지메의 뒷모습이 보이고 후경으로 입구가 보인다. 입구는 유리창으로 되어있어 밖이 보인다. 도로를 지나다니는 차 유리에 반사되는 빛이 유리창으로 들어와 관객의 눈에 반짝인다. 그리고 시계소리가 고요한 책방을 감싼다. 요코가 들어오고 하지메는 CD대신 이번에는 요코의 꿈 이야기와 비슷한 동화책 ‘아웃 사이드 오버 데어’를 건넨다. 그 와중에 입구문을 열고 웨이터 복장의 사내가 커피를 건네준다. 요코는 하지메에게 시계대신 이번에는 커피를 선물한다. 개는 보이지 않고 음악은 나지막한 시계소리가 되었다.
5.(35)전철안, 왼쪽을 보며 서서 책을 보는 요코 측면
6.(36)방안, 동화책클로즈업, 요코의 손에 의해 넘겨지는 그림이 보이고 그 위로 책을 읽는 요코의 목소리가 들린다. 여기서 요코의 꿈 이야기로 시작된 이미지는 하지메의 유럽의 전설, 그림 책의 그림, 그림책을 읽는 요코의 목소리로 여러 번 반복해서 다시 보여진다. 그리고 임신한 요코 자신과도 겹쳐진다.
7.(37)방안 ,그림책을 보고 있는 요코, 창문을 열고 밖을 내다본다. 천둥소리가 들린다.
8.(38)밤, 방안, 어둡고 밖엔 비가 내린다. 번개가 치고 천둥소리가 들린다. 요코는 스탠드만 켠 채로 하지메에게 전화한다. 그리고 자신이 기억하지 못했던 꿈 이야기를 해준다. 그리고 요코의 말을 통해 현재의 엄마가 친엄마가 아님을 안다. 우리는 쇼트가 진행됨에 따라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고 이 사실을 토대로 이전의 쇼트 를 다시 되돌아보게 만든다. 요코는 전화를 끊는다.
9.(39)전철소리가 들리고 지하도의 책방 입구쪽으로 카메라는 움직인다. 입구너머로 요코가 들어오는 걸 보여준다. 그리고 자신이 작가임을 소개하고 직원에게 지앙원여에 대해 묻는다. 직원은 모른다고 한다. 여기서 요코는 사회 속에서 딸과 엄마, 친구라는 위치 외에 작가라는 위치를 하나 더 가진다.
10.(40)실외입구에서 카메라는 서점 안을 비춘다. 나오는 요코, 같은 서점이지만 바라보는 위치에 따라 다른 공간감을 가진다는 것을 보여준다. 요코는 밖으로 나온 뒤 카메라를 꺼내 서점을 찍는다. 서로 다른 시간 속에 존재하는 요코와 지앙원여가 지금 여기 있는 서점에 의해 마주친다.
11.(41)전화통화하면서 거리를 걸어가는 요코, 하지메와 15분후 오차노미즈역에서 만나기로 한다.
12(42)전철안, 문에 기대어 있는 요코. 신주쿠역임을 알리는 안내방송. 전철은 도착하고 사람들이 내린다. 요코는 몸이 불편한지 내릴 곳이 아님에도 내린다.
13(43)역, 카메라 앞으로 사람들이 지나다니고 그 뒤로 기둥에 기대어 주저앉는 요코의 모습이 보인다.
14(44)좀더 타이트한 사이즈로 다가가 기둥에 기대어 있는 요코를 보여준다. 요코는 전화를 걸어 조금 기다려달라고 한다.
15(45)개천가위로 여러 대의 전철이 엇갈리듯 지나간다. 카메라가 훑고 내려오면 오른쪽하단 정거장에 홀로 서있는 하지메의 모습이 보인다. 왼쪽하단으로 전철이 지나가면 쇼트가 바뀐다.
16(46) 지나가는 전철
17(47) 역을 나오는 요코와 하지메가 보인다. 아파하는 요코, 괜찮냐는 하지메, 요코는 임신해서 그렇다며 걸어가고 하지메는 임신? 하며 놀란다.
18(48)카페 문을 열고 요코와 하지메가 들어와 테이블에 앉는다. 커피와 우유를 주문하고 왼쪽화면 밖으로 주인의 목소리가 들리고 요코와 하지메는 지도를 꺼내본다. 지앙원여가 살고 있을 당시의 지도. 그들은 지금 지앙원여가 자주 다니던 카페를 찾는 중이다. 둘은 과거의 지도를 통해 현재의 공간에서 카페가 있던 위치를 찾고 있다. 요코는 결국 주인이 있는 왼쪽 프레임으로 가서 지도를 보여주며 카페위치를 묻는다. 이 장면에선 주인이 있는 카운터와 요코와 하지메가 있는 테이블을 쇼트로 나누지 않는다. 요코의 동선을 따라가는 카메라로 공간을 하나로 만들어 버린다. 자세히 보면 주인이 있는 카운터 앞에 손님이 식사를 하고 있다. 이 공간에선 카운터와 테이블이 나누어져 사용되지 않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요코는 지금 자신보다 더 오래 산 주인에게 조언을 구하는 중이기에 쇼트를 나누면 안 되었을지 모른다. 나이 지긋한 주인은 지도를 보고 그들에게 위치를 가르쳐준다. 현재의 지형과 과거의 지형이 기억되어 있는 지도. 그리고 그 당시에서 지금까지 살아온 주인과 현재를 살아가는 요코와 하지메가 겹쳐지고 마주친다. 왜 그들은 자신의 부모에게서 조언을 구하지 않고 낯선 타인에게서 조언을 구하는 것일까..그들이 가고자 하는 목적지와 길 위에서 만나는 우연적인 마주침. 집이라는 공간은 무의식적으로 가족끼리 약속한 장소이다. 일하러 밖으러 나가고 반드시 돌아와야 하는 공간이다. 그래서 가족 중 누가 늦게까지 집에 오지 않으면 걱정하고 찾으러 나서는 것이다. 집이라는 공간은 가족끼리의 필연적 만남의 공간이다. 하지만 밖에서 마주치는 우연들. 카페. 그리고 전철, 거리에서 등등...그들에겐 집안에서의 가족이 가지는 필연적인 마주침보다 집밖에서의 우연적인 마주침이 더 커다란 의미를 지닌다. 요코와 하지메와의 약속은 정확히 제시간에 만나지 않는다. 요코는 중간에 내리고 하지메는 기다린다. 마지막장면에서 그들은 우연히 지하철 안에서 마주친다. 수없이 지나치는 여러 전철가운데 그들은 마주친다. 그 마주침은 우연을 필연으로 만든다. 그리고 둘은 함께 전철에서 내려 정거장에 선다. 이 영화는 마주침의 영화이자 겹침의 영화이다. 시간과 공간을 가로 지르며 마주침이란 사건을 통해 무언가 존재하고 있음을 찾아가는 영화이다. 다시 책방에서 들었던 CD의 음악이 흐른다.
19(49)(음악은 계속되고)지도를 보며 거리를 걸어가는 하지메와 요코, 커다란 건물 앞에 멈춰 선다. 과거에 카페가 있던 곳이 지금은 커다란 건물이 들어서 있다. 요코는 사진기를 꺼내 건물을 찍는다. 카메라는 틸업하면서 요코가 찍고 있는 부분을 관객에게 보여준다. 사진과 영화. 기억이라는 이미지 안에서 사진과 영화는 마주친다. 음악이 꺼지고 영화는 다시 시작한다.
2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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