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ook

<언어의 온도> 셀프 메이킹의 대가 이기주 작가



책을 잘 읽지 않는 편이다.

하지만 요즘 핫 하다는 책은 그냥 스치진 않는다.

언어의 온도는 이기주 작가가 삶속에서 느낀 소소한 감정들을 

정리한 것이다. 


제목대로라면 이책이 주는 언어의 온도는 딱 인간의 체온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깊은 사색이나 뜨거움은 없다. 당연히 비관이나 냉소도 없다.

작가의 의도를 부정하려는 의미가 아니라,

그만큼 편히 읽힌다. 그리고 안읽어도 그만이기도 하다.


화장실 어딘가에, 지하철 어딘가에 붙어있을 만한.

이를테면 열차 도착 소리가 들리때 읽기 시작해서 

문이 닫히기 전에 다 읽고 탈 정도로 짧다.

하지만 열차에 탔을때까지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아니다.


제목을 셀프 메이킹의 대가라고 말한 이유는 

이기주가 에세이 작가로서 어느 방향으로 나가야 하는지

완벽히 계산하고 있다는 뜻이다. 


단순히 글 만을 쓰는 작가가 아니라.

자신의 생각을 에세이란 형식을 통해 어떻게 포장해야 하는지

그리고 그 글을 시장에서 어떻게 유통 시킬지

작가 본인이 독자들에게 어떻게 다가가야 하는지

풍부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모자르지도 않게...

표지 디자인부터 본문 글자의 배치등 모든 것들이 

텍스트와 작가를 하나로 묶어 예쁜 상품이 된다.

이것은 어떤 세련된 감정으로 귀결된다.


   

안으로 살짝 들어가 보자...


그는 

대부분 누군가를 관찰하며 느낀다.

공간은 주로 지하철, 버스, 카페에서 이기주는 사람들을 응시한다.

그리고 이야기를 만든다. 다분히 연출된 어떤 상황들은

나를 웃음짓게 만든다...이야기를 극적으로 만들기 위해

인물들을 적절히 극화 시킨다.


혹은 영화를 보며 생각한다. 생각보다 많은 영화들이 이 속엔 나온다.

그렇다고 영화를 보며 남들이 생각하지 못하는 것들이나

독특한 지점들을 끌어올려 다른 이면의 관점을 제시하지도 않는다.

영화를 보며 하는 말들은 그냥 친구들 끼리 재미있게 봤어, 라고 말하는 정도다.


어떤 면에서는 일기로 느껴진다.

남들이 읽지 않아도 되는 내 안의 온도를 텍스트로 옮겨 놓았다.

이기주를 나의 친구라고 한다면 참으로 밋밋하고 졸린 친구이다.

하지만 그 편함 때문에 자주 만나고 싶은, 편하게 전화 한통화 해도 

반갑게 받아줄 친구 처럼 느껴진다. 베프 까진 아니어도 오래오래 

알고 지내고 싶은 그런 친구 같다.


그토록 이 글은 아량이 넓다.

그리고 어찌보면 참 한량스럽다.

속편히 글써서 베스트 셀러를 만드는 능력이 탁월하다.

물론 이기주는 단어 하나 문장 하나를 고민하고 또 고민 하며 써내었다 고백한다.

쉽게 쓰여진 글은 아니란 뜻이다. 하지만 쉽게 읽힌다.


문득 이전에 출간한 <말의 품격>에서 그가 했던 말이 생각나기도 한다.



"말을 뜻하는 한자 언()에는 묘한 뜻이 숨어있다. 

두번 생각한 다음에 입을 열어야 비로서 말이 된다는 것이다.

사람에게도 품격이 있듯 말에는 나름의 품격이 있다.

그게 바로 언품이다"





내친김에, 나도 두번 생각하여 말의 순서를 바꿔야 겠다.

쉽게 읽히지만 쉽게 쓰여진 글은 아니다...라고

순서를 바꾸는 순간 긍정의 느낌이 베어있게 된다.

이기주는 이러한 작업을 한 것이다.



정리하자.


오디오 북은 45분 가량이다. 그말은 대략 30분이면 다 읽을 수 있다는 뜻이다.

처음엔 이토록 과대평가 과대 포장된 책이 또 어디있을까 생각했지만.

아무리 그래도 베스트 셀러가되는 현상에는 분명 이유가 있을 터.

그 부분을 정리하자면 아마도...


독자들에게 책이 친구가 되는 기분이 들었기 때문인것 같다.

배우라 하지 않고 가르치려 하지 않고 어렵게 말하지 않고 

외로운 이 시대에 글이 친구가 된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그 친구가(작가) 잘생겼다.





'인기의 8할은 얼굴이다'

라고 필자는 주장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