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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m

<데드존> 호러 시장의 양대산맥 킹과 크로넨버그

 

 

이 둘의 만남만으로도 상당히 흥미로운 조합이라 생각이 든다. 사실 킹과 영화감독들과의 인연은 무궁무진 하던 터, 많은 걸작을 탄생시켰으나. 대부분 대중에게 검증받은 이야기라는 안정감과 킹의 네임벨류에 기대 한 템포 쉬어가는 느낌의 작업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니까 사실 킹과 만나기 이전과 이후에 딱히 킹 스러운 호러무비를 계속 작업하는 감독은 단 한명도 없다는 것. 그만큼 크로넨버그는 태생부터 공포 호러 판타지 물을 사랑함으로 만났을 뿐 아니라 킹보다 더 훌륭한 각본을 써내는 감독이었으니 작품의 퀄리티를 떠나 필연적인 만남이었다고 생각한다.

 

데드존, 83년도 작품이다. 겨우 내가 3살이 되었을 때 나온 작품이니 그림상의 배우들이나 감독들이 얼마나 위대한지 새삼 깨닫게 된다. 이 영화는 기본적으로 싸이코메트리 캐릭터 무비다. 신체접촉을 하게 되면 사람의 미래나 과거를 볼 수 있게 된다는 능력인데 그 근원은 어디서 시작되었는지 모르겠다. 일종의 무속신앙에서 그 결을 같이 하는 듯 보이는데 스티븐 킹이 창조자는 아닐 지라도 인간의 초자연적 능력을 대중적으로 환기시켜준 작가임은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물론 난 데드존을 읽지 않았다.

 

스토리-

주인공 크리스토퍼 웰켄은 43년생인데 이 영화를 찍을 당시의 나이는 마흔. 영미 문학을 가르쳐주는 학교 선생님으로 나오고 같은 학교의 여 선생과 결혼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여선생을 집에 데려다 주고 돌아오는 길에 차 사고를 당해 그대로 5년의 세월을 코마의 상태로 지내게 된다. 영화는 놀랍게도 5년의 세월을 마치 하루가 지난 것처럼 묘사를 하기에 우린 웰켄의 충격처럼 모든 상황이 궁금해지기 시작한다. 그동안 무슨 일이 있어났을지 말이다.

 

안타깝게도 여선생은 5년을 기다리다 못해. 다른 남자와 결혼을 한 상태다. 웰켄은 이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한편으론 받아들일 수 없다는 듯 실의에 빠진다. 이때 우연히 자신을 간호해주던 간호사의 손을 잡게 되는데 웰켄은 간호사의 딸이 불난 집에 홀로 있는 환영을 보고 당장 집으로 가서 딸을 구하라는 말을 한다. 간호사는 디테일한 웰켄의 설명에 놀라 119에 신고를 하고 다행이 불난 집에서 딸아이를 구출하게 된다. 웰켄은 드디어 자신에게 특별한 능력이 있음을 알게 된것이다.

 

                                

 

결국 아이를 구해낸 사실이 언론에 보도 되면서 웰켄은 순간 유명인사가 된다. 소문을 듣고 찾아온 경찰은 웰켄에게 살인사건에 대한 조사를 부탁하지만 거절한다. 하지만 해당 사건의 디테일한 소식을 TV를 통해 접하게 된 웰켄은 자신의 능력을 좋은 일에 쓰겠다고 결심하게 된다.

 

그리고 경찰관과 함께 사건 장소에 가지만 이렇다한 단서를 찾지 못한다. 증거물을 만진다고 환영이 보이진 않았던 것이다. 마침 수사도중 새로운 사건이 터지게 되고 웰켄과 경찰관은 여자 살인사건이 터진 곳으로 가게 된다. 웰켄은 그곳에서 여자의 시신을 만지며 사건당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직접 눈으로 보게 된다. 근데 완전 어이없게도(이 부분이 가장 말이 안 되는 부분) 그 범인은 함께 차를 타고 온 후임 경찰관이었던 것이다. 선임 경찰관은 웰켄과 갑자기 현장에서 사라져 버린 후임 경찰관의 집으로 찾아간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후임경찰관은 죄책감에 화장실에서 자살을 하고 만다.

 

이렇게 일련의 사건들이 후다닥 지나가는 바람에 웰켄은 상당한 피로를 느끼고 사람들 몰래 혼자 지내게 된다. 가끔 돈벌이 삼아 가정교사라는 새로운 잡을 갖기도 하지만 매일 마다 사건을 해결해 달라는 사람들의 청탁은 끊이지 않는다. 마침 그에게 자신의 아들을 맡아 달라는 남자의 부탁을 받게 된다. 부유층으로 보이는 그 남자는 대통령 후보로 나선 마틴쉰과도 안면이 있는 사이여서 웰켄은 자연스럽게 마틴쉰과도 인연을 맺게 된다.

 

그리고 아이를 가르쳐 주는 과정에서 우연히 아이의 미래를 보게 되는데 친구들과 함께 아이스하키 복을 입고 얼음호수 밑으로 빠지는 환상을 보게 된다. 웰켄은 아이와 함께 그의 아버지를 만나러 가는데 마침 그 아버지는 아들에게 하키 복 세트를 준비해 둔 상황이었다. 웰켄은 무례함을 무릎 쓰고 아이가 하키를 못하게 막아내고 결국 아이는 살아나게 된다. 물론 자신은 잡은 잃는다.

 

 

 

 

집으로 돌아온 웰켄은 마침 자신을 걱정해 찾아온 주치의와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 주치의는 조사해본 바로 당신은 능력이 점점 강해질 것이고 그 능력은 수명을 단축시킬 것이라는 이야기를 해준다. 그리고 웰켄은 아이를 구해준 것에 대해 이야기를 하면서 결국 자신이 사람들의 미래를 보는 것 뿐 아니라 바꿀 수도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리고 이어진 마틴쉰의 대통령후보 유세장에서 웰켄은 그와 손을 잡게 되고 그의 흑 욕망을 직접 보게 된다. 소련에 핵미사일을 쏘려는 즉 전쟁을 일으키려는 야욕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낸 것이다. 마틴쉰이 대통령이 되면 전쟁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웰켄은 대통령을 암살하기로 결심한다.

 

결국 며칠 뒤에 있을 연설회 장에서 웰켄은 저격을 감행하지만 마틴쉰을 죽이진 못하고 오히려 경호원의 총에 웰켄이 맞게 된다. 난간에서 떨어진 웰켄은 숨을 헐떡이고 화가 난 마틴쉰은 웰켄에게 욕을 퍼붓는데 이때 웰켄은 마틴쉰의 손을 잡으며 자신이 미래를 마꿨다는 사실을 확신하게 된다. 그가 총알을 피한답시고 옆에 있던 아이를 들고 자신의 앞을 가로 막는 파렴치한 장면이 매스컴을 타고 흘러갔기 때문이었다. 결국 마틴쉰은 총으로 자살을 한다.

 

 

 

 

웰켄은 세상을 구했다는 점에 만족해하며 눈을 감고 영화는 끝난다.

 

30분 전에 봤는데 스토리가 정확히 기억난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은.

예전에 두 가지 아이템으로 써놨던 이야기두개가 데드존과 엮이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스스로 최면에 걸린 남자가 운명적으로 대통령을 암살하게 된다는 이야기와.

예지력이 있는 남자가 종말을 믿는 여자를 사랑하게 되는 이야기 말이다.

 

이유가 어찌 됐든 사람들은 두 이야기 다 재미없다고 해서 더 끝까지 파볼 생각을 하지 않았는데 마침 데드존을 보면서 분명히 가능성이 있는 이야기가 될 것이라 판단이 들어 작업을 다시 개시할 생각이다. 여러모로 스티븐 킹과 크로넨버그 그리고 웰켄에게 감사할 따름.

 

단평-

어쨌건 이 이 영화가 지금에 와선 뻔한 초자연적 능력을 가진 주인공의 무용담을 푸는 이야기 이지만 그래도 끝가지 집중해서 볼 수 있었던 건 순전히 웰켄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웰켄만이 가지고 있는 시체 같은 서늘한 표정 덕에 몰입이 잘 됐던 것 같다. 그리고 단순한 이야기 구성. 곳곳에 배치된 조연 배우들의 연기들이 인상 깊은 영화였다. 특히 대통령 후보 역으로 분한 마틴 쉰은 결국 자살을 하며 끝나지만 10년 뒤 웨스트 윙이라는 작품에서 대통령에 당선되고 만다. 아론소킨이 창조한 웨스트 윙에선 물론 데드존과 같이 권력욕과 전쟁에 취한 미친놈으로 묘사되진 않는다. 모범적이고 본받고 싶고 한편으론 상당히 인간적인 대통령의 모습을 묘사하고 마틴쉰은 곧잘 해내었다.

 

기억에 남는 몇몇 장면들, 경찰관과 죽은 시체를 사이코메트리를 할 때 지나온 과거의 순간에 몸이 이동하여 실제 그 공간을 목격하게 연출하는 것도 좋았으며 후임 경찰관의 집에서 총을 들고 화장실 문을 열 때 웰켄의 시선에서 총을 든 경찰의 니샷으로 전활 할 때 카메라의 움직임이 곧바로 움직이지 않고 한 템포 줄여서 나가는 것도 좋을 것이라 생각됨

 

 

                                

 

일반적인 경우라면 곧장 총을 들고 화장실에 갈테지만 그렇지 않고 웰켄과 함께 시선을 교환하고 잠시 멍때리다 움직인다. 영화 전체의 명장면이라 생각한다. 반대의 경우 기타노 다케시의 일련의 영화를 보게 되면 장면이 전환 될 타이밍에 배우들이 어색하게 서있는 경우를 보게 되는데 우린 그 순간 폭력의 쉼과 서늘한 감정을 느끼게된다. 그 반대의 경우라 보면 될 것이다. 사건이 시작될 때의 준비와 여파를 주는 찰나의 순간을 잡아내는 크로넨버그.

 

영화 잘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