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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m

<도둑들> 난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실패작이야'

 


최동훈감독의 가장 뛰어난 점. 누구도 흉내내지 못할 독보적인 지점은 생생한 캐릭터에 있다. 농밀한 대사들 얼핏 가벼이 들리지만 한번 더 생각하여 끝내 웃게 만드는 깊이있는 화술, 익숙한 비유를 엉뚱한 상황에 조합시키는 언어유희 대사 방식은 범죄의 재구성 이후 많은 영화 속에서 반복 되었고 2012년 현제까지 이어지며 한국영화 어떤 전형으로 자리잡았다. 한 작가의 영화가 무릇 한국가의 영화들을 변화시킨 것이다. 생기 있는 케릭터를 어떻게 창조해 내는지에 대해 최동훈이 충무로 영화계에 큰 공로를 한 셈이다. 물론 캐릭터는 그것을 받쳐주는 훌륭한 각본에 기한다는 사실 굳이 말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그렇게 그는 글을 잘 쓰며 이미 여러 매체에서 글 쓰는 것을 좋아한다고 고백한다.


영화를 봤다. 


이 영화를 처음 본건 VIP시사회 날. 우연히 표를 얻게 되어 떨리는 가슴을 부여잡고 코엑스로 달려갔었 더랬다. 이 글을 처음 썼을 땐 시사회가 끝나고 난 뒤 바로 그날 저녁. 하지만 난 도저히 최동훈 감독에 대해 너무 쉽게 글을 써내는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들었고 한참을 써내려 가다 글 쓰길 멈추었다. 그렇기 때문에 밑의 글들은 감정이 정제된 글이 될 것이다. 몇 주 후 영화는 정식 개봉을 했고 난 극장에서 다시 영화를 감상했다 그리고 다시 집에 돌아와 글을 쓰려 했지만 그땐 의욕도 조차 일지 않았다.


보통 이런 경우 그냥 안쓰고 만다. 왜 내 맘이니까. 억지로 리뷰를 써내야 하는 월급쟁이 기자가 아니니까. 그럼에도 이 짓거리를 하게 만든 이유는 단하나 최동훈은 내가 정말 사랑하는 대중영화감독이기 때문이다. 덧붙여 도둑들이 제작된다는 소식을 들었을 적 부터 세밀하게 영화에 대해 글을 써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왔었기 때문이다. 좋아한다면서 그가 만든 영화를 보고 단 한번도 글을 써본적이 없었다. A4한장 조차도 말이다. 어쨌건 그 결심을 지켜야 한다는 작은 결기가 새벽 시간을 깨우고 있는 것이다. 나의 글은 대부분 영화에 대한 잡소리들이지만. 이렇게 소화해 내지 않으면 변비에 걸린다. 


두번째 감상후 몇주뒤 영화를 하는 친구들과 술자리를 가지게 되었다. 물론 도둑들이야기가 안나올 수 없었다. 도둑들을 어떻게 보았냐는 누군가의 질문에 난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실패작이야' 이 대답은 질문을 한 친구가 도둑들을 재미있게 보았다고 말한 뒤였다. 내 대답을 들은 그는 다시 말했다. 마치 예상한 답변을 들은 듯 '그거야 당연하지 그건 그냥 오락영화야 깊이를 따지면 곤란하지.' 라며 더이상 대화를 진척시키지 않았다. 오락영화라는 한마디에 모든걸 감수하고 수긍해야 하는가? 난 반대다.  

 

모두가 열광할 때 난 또 딴 소리를 해야한다는 참담함. 그 대상이 최동훈 감독의 작품이라는 사실이 너무 가슴아프다. 어쩔 수 없다. 이 영화는 날 움직이지 못했으니 왜 그랬는지 스스로 정리를 해야 한다. 도대체 왜 이랬을까. 궁금증을 자아내는 여러가지 문제들이 있었다. 간단히 생각해보자. 좋은 점은 빼고. 별로였던 것만 거르지 않고 나열한다. 때문에 웃자고 하는 말도 더러 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들, 대표적인 타이타닉, 우린 타이타닉호가 침몰 한다는 영화상의 큰 사실을 알면서도 극장에가서 그 광경을 본다. 발키리, 히틀러의 암살 계획이 실패할 것이라는 것을 잘 알면서도 사람들은 극장에서 암살극을 본다. 소셜네트워크, 주커버그가 결국 성공하게 될 것을 알면서도 우린 즐겁게 그성공을 지켜본다. 관객은 영화상의 배우들과 함께 힘들어 하고 새로운 경험을 하고. 현실에서 체우지 못하는 욕망을 경험하고자 하는 것이다. 쉽게 말해 즐기러 가는 것이다. 또 다른 말로는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으러 가는 것이다. 영화를 보고 줄거리를 요약해서 써보라면 각자 다른 이야기를 할 것이 분명하며 한달 뒤엔 줄거리 보단 영화의 정서와 분위기 특정 장면에 대한 이지미나 배우의 얼굴들 뿐 남지 않는다. 무슨 말이냐면 도둑질을 하려고 했으면 도둑질의 디테일에 집중을 했어야 욕을 덜 먹었을 것이라는 것이다. 이게 왜 통속적인 멜로와 캐릭터의 심리전과 살이 부대끼는 액션으로 부각됐는지 아쉬움을 금치 못하겠다. 방금 나열한 것이 없어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도둑질의 섬세함이 우선 전재가 된 뒤 보여줘야 영화가 더 흥미로워 진다는 것이다.  

 

도둑들은 작문의 수업으로 따지면 참 훌륭한 교제이다. 억지스러운 설정 몇개만 봐주면 이야기의 아귀가 딱 맞아 떨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과정이 과연 대중의 욕망을 체울수 있는가 그리고 그 욕망의 기준 핵심은 어디에 서 있어야 하는가에 대해선 여전히 물음을 남긴다. 난 (물론 이것은 취향일 수도 있다.) 그 중심은 도둑질에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 작전이 성공하는가 하지 않는가도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지만 어떻게가 중요한 것이다. 도대체 어떻게? 여기서 부턴 순전히 작가의 몫이 된다. 어떠한 방식으로 물건을 훔쳐내는지 그 방식이 쉽게 수긍이 가면 이야기의 몰입도가 높아지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애들 장난 놀음하는 격이 한참이나 낮은 영화를 보는 꼴이 된다. 도둑들이 그랬다. 


0. 미션


태양의 눈물이라는 보석을 훔치는데 300억원은 이를테면 감정가다. 물건을 가져와도 그들들 손에 들어가기 까지 또 다른 드라마를 상상해야 한다. 즉 그들이 임무를 완수 했을 때 당장 기뻐야 하는데 10명에서 보석 하나를 두고 어떻게 나눌지 상상을 하게 된다. 물론 최동훈은 그것을 예상하고 마지막까지 보석에 대한 집중력을 보였지만 결국 누구 손에 들어가던 쓸려면 현금화가 필수라는 얘기다. 10명에서 나누면 1인당 30억씩 나누게 되는데 30억에 인생을 거는 것은 이해 한다고 해도 그것이 현금화 될 수 있을까? 라는 걱정이 앞선다. 거기에 서로 의심하기 바쁘고 작당모의를 하고 있어 이미 미션에 대한 매력도가 처음부터 떨 어질 수 밖에 없다. 뿐만 아니라 보석이 철통 보안의 카지노 금고에 있는 것이 아니라 티파니 라는 사람의 개인 방안에 있다. 헐리웃이면 서너명에서 해도 될 정도의 임무 아닐까? 그리고 그것은 특정인의 물건인데 개인이 카지노에서 나갈때 인터셉트 할 수도 있지 않은가? 즉 물건이 늘 거기에 있는 물건인가? 생각한다면 유동적이라는 말이다. 고가의 미술품은 박물관에 늘 있고 현찰은 은행이나 카지노의 금고에 늘 있다. 그것은 언제나 거기에 있는 것이다. 때문에 목표가 확실해 진다. 다른 여지가 없다. 


또한 현찰을 훔치면 우선 비주얼적으로 느낌이 무척 좋다. 최동훈의 전작 범죄의 재구성에서 무거운 현찰을 차에 옮겨 담는 장면이나 타짜에서 하우스 도박을 할때 현찰을 삽으로 퍼담는 장면이나 다크나이트 오프닝에서 스쿨버스에 달러가 든 가방을 집어 넣거나. 다이하드에서 언덕만한 돈 더미들을 보면 저게 내것이 된다면. 하는 욕심으로 쉽게 이야기에 빠져들게 된다. 이미지 적으로 현금 즉 돈의 마력은 곧 대중의 욕망으로 치환된다. 그림으로 생각해 보자. 타짜에서 조승우가 열차액션이 끝나갈때 열차 밖으로 돈을 날리는 장면. 기억하는가? 뭔가 애잔함이 느껴지지 않는가? 다이하드에서 달러들을 태울때는 또 어떠한가? 태양의 눈물이 아스팔트 위에서 깨져버릴때 아쉽고 안타깝고 그런가?(물론 극중 가짜 설정이지만 진짜라고 한다해도.) 하지만 태양의 눈물은 별로 훔칠 물건으로 매력이 없는 것이다.  자, 처음부터 삐그덕 거린다. 하지만 더 심각한 문제들이 산재해 있다.


 

1.플롯


이야기의 중심이 되어야 하는건 도둑질 자체에 대한 집중력이다. 그것이 메인 플롯이 되고 그 나머지는 곁가지로 메인을 맞춰줘야 한다. 그래 물론 정해진 답은 없다.하지만 이것은 장르영화고 대중영화다. 이것은 기본적으로 지켜져야 하는 룰이라는게 분명 있다. 위대한 영화감독 이명세 감독님은 근거 없는 냉철함으로 똘똘뭉친 CJ 투자팀의 압력에 중도 하차 하게 됐는데 그들이 작성한 9회차까지 편집본에 대한 평가서를 보게 되면 늘 말하는 것이 바로 장르의 룰이며 자연스러운 이야기의 전개이다. 최동훈 감독님은 CJ보다는 그나마 감독대우 해주는 쇼박스를 만나서 중간은 하니까 잘 넘어 갔던게 아닌가 싶다. 한번 생각해 보자. 2012년 제일 핫한 감독인 놀란의 다크나이트 라이즈를 봐라 이런 히어로 무비에서 영화의 본질이 잘 들어난다. 훌륭하다고 할 순 없지만 적어도 놀란형제의 각본은 핵심 이야기인 선과악의 신화적 대결에서 한걸음도 벗어나지 않는다. 배트맨의 어릴시절과 베인의 비하인드 스토리는 서브에 불과한 것이다. 여전히 메인은 현실에서의 대결이고 누가 이길 것인가이다. 메멘토에서 가이피어스는 도대체 마누라 죽인놈이 누구인지 찾는 것이며 인셉션에선 재벌2세의 기억에 새로운 기억을 집어 넣는 프로젝트가 큰 핵심이며 인썸니아에선 우발적으로 동료를 죽인 형사의 죄의식에 대한 이야기 단 하나다. 아주 단순한 목표다. 놀란은 그것에 아주 충실했다. 

 

도둑들에서 서브플롯의 문제는 사실 영화의 초반부 부터 작용하고 있었다. 많은 캐릭터 사이에서 벌어지는 긴장관계. 서로 다른 목표를 가지고 진행하는 것. 아이디어는 나쁘지 않다. 하지만 목표와 진장관계가 4개가 되면 혼란 스러움이 커질 수 밖에 없다. 정줄 곳이 없어지고 그냥 영화를 보게만 된다. 개인적으로 3개가 마지노선이라고 생각하는데. 정도가 넘으면 돌아가신 알트만이나 현존하는 PT엔더슨이나 소더버그 정도 되야 소화 가능한 스케일이 된다. 그리고 그들은 많은 배우들이 나오는 영화의 특징 중 하나는 플레쉬백으로 감정이입을 절대 안시킨다. 현제의 활동하는 배우들의 모습만 나열해도 보여줄 것이 넘쳐나기 때문이다.  

 

 

 

 

1. 김윤석이 제시한 다이아몬드를 훔치려는 가장 큰 계획.

 

 

 

2. 임달화 팀은 김윤석을 못 믿겠으니 몰래 현금만 들고 튀자는 계획.

 

 

 

3. 임달화가 데려온 이심결은 사실 알고보니 경찰에서 파견한 요원이라는 사실.

 

 

 

4. 이정재와 김혜수역시 김윤석을 믿지 못하는 것에서 오는 둘만의 계획.

 

 

 

4-1. 김혜수와 작당모의를 했지만 실은 혼자서 들고 튀려는 정재의 계획.

 

 

4-2. 혜수와와 정재의 작전을 알아챈 전지현의 태도

 

이미 4개가 넘어가 버린다. 여기에 무려 5번의 플레쉬백으로 설명하는 이정재 김윤석 김혜수의 비하인드 스토리.

현재 김해숙과 임달화의 러브라인 전지현과 김수현의 러브라인은...오마이갓...비교대상이 될지 모르겠는데 임무 완수에 관한 대명사로 인식되는 미션임파서블을 보자. 걸작으로 화자되는 1탄의 경우 목표는 단 하나다. 단 하나. 이든 헌트가 씨바.

도대체 자신의 크루들을 죽인 사람이 누구며 누구의 명령으로 팀을 죽이면서 까지 해채하려 했는가. 그 사실을 밝혀 내려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여러 사실을 알게되고 임무는 조금씩 구체화 되며 긴장감도 높아지며 그 과정이 스릴있게 묘사가 되었다. 중요한것 주인공은 단 한명 탐 크루즈 라는 사실이다. 관객은 탐아저씨를 따라 가는 것이다. 뭐 다들 알듯이 걸작의 긴장관계는 단조롭다. 



2. 캐스팅


많은 인물들이 있음으로 그에 따른 많은 서브플롯이 있다는 것이 무조건 잘못됐다고 해야하나? 아니다. 사실 이렇게 해도 이야기 구조는 성립하고 말은 된다. 하지만 이 방대한 서브 플롯에 찬물을 끼엊은 것은 다름아닌 캐스팅이다.  만약에 스타 케스팅이 아니엇다면 어느정도 카바가능했을 수도 있다. 인물의 인지도가 너무 높은 바람에 그들의 작당모의가의 비중이 그만큼 커졌다 생각한다. 최동훈 감독도 인터뷰에서 고백하길 캐스팅이 진행되면서 배우들을 생각하며 비중을 다시 고려해 발란스를 맞추려고 시나리오를 수정했다는 말을 들었다. 이건 뭐...감독님의 실수를  고백하신 거나 다름없다. 즉 화려한 배우진이 화려한 서브플롯을 창조하는데 직접 영향을 끼쳤다는 것이다. 그러면 안된는데 말이다. 그러면 뭐가 답이냐? 나도 그건 모른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비교하는 오션스 시리즈를 보면 알 수 있다. 서로 배신하지 않으며 단하나의 목표를 향해 달려간다. 때문에 11명 12명13명이 전부 매력적으로 보이는 것이다. 우린 한 팀 한 가족이니까. 도둑들은 서로 치고박고 난장판이다. 단일 목표를 향해 서로 힘을 합치는 과정을 보여줬다면 좋았을 것이다. 왜냐면 극장에 오는 대부분의 관객은 기본적으로 도대체 이 엄청난 스타들이 어떻게 한 팀이 되어 뭉치는가? 그것을 기대하기 때문이다. 서로 집안싸움 하는 꼴을 보고 있자니 심사가 뒤틀릴게 뻔하다.  



3. 감정


다음 이 도둑들에서 가장 거슬렸던 것은 캐릭터에 대한 감정이입. 이건 사실 전적으로 취향인것 같다.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이 부분이 좋았다는 사람이 의외로 많았으니...그것은 곧 주인공이 전혀 섹시하지 않다는 것이다. 도둑들은 사실 섹시해야 된다. 선한 섹시함이 있어야 매력적이게 된다. 그런 선함이 있어야 도둑질이 감정적으로 합리화 되고 '넌 해도괜찮아.'라는 자기 최면에 빠지게 된다. 하지만 김윤석은 섹시와는 거리가 멀다. 그는 그 자체로 악당이다. (현장에서도 감독말 안듣는 악당이란다. 최동훈감독과 작업할때만 빼고) 또 비교를 하게 되는데 오션에서 브레드 피트 멧데이먼 조지클루니를 보라. 얼마나 섹시한 남자들인가! 범죄의 재구성에서 타짜에서 박신양과 조승우를 봐라. 수줍은 소년 같으면서 자신감 넘치고 속엔 능구렁이가 꿈틀대는 날 것의 어떤 매력이 있지 않나? 그런 박신양이 사기칠때 우린 그가 성공하길 바란다. 조승우가 아귀에게 기필코 이기길 바라는 것이다. 하지만 김윤석에게 그런 매력이 있나? 김윤석은 선한 눈빛을 가지지 않았다. 그래서 할배가면쓰고 뒤통수 칠 때 반전도 그게 와 닿지 않는다. 아니면 내가 너무 그런 캐릭터를 최동훈에게 원했기 때문일까? 차라리 이정재나 좀더 젊은 배우가 했다면 괜찮았을 걸 말이다. 


심지어 김혜수와 김윤석이 키스하는 장면에선 도저히 이래도 되는가 싶었다. 솔직히 3각관계에서 이정재가 아닌 오달수가 그 자릴 대신했다면 어느정도 수긍을 할 텐데 이정재를 버려두고 김윤석과 정을 나눴다는게 도저히 납득이 안가는 대목이었다. 전지현도 김윤석을 유혹하기 보단 이정재를 유혹해야 배우얼굴 발란스가 맞아 떨어지지 않을까?  이 영화는 캐릭터 영화가 아니다. 캐릭터를 파괴하는 영화다. 



4. 촬영


같은 촬영감독임에도 어떻게 이렇게 다른 그림을 뽑아 내는지 모를 정도로 정말 타짜를 찍은 촬영감독인지 의심이 갈 정도로 엉성한 앵글이며 도무지 납득이 안가는 렌즈군의 선택이 그리고 인물의 배치와 카메라의 어정쩡한 위치하며 패닝도 해드에 기름칠을 안했는지 후들거리기 일 쑤고 총체적으로 샷의 일관성이 없었다. 타짜 땐 필름으로 찍어서 고민을 많이한 탓일까? 이유가 뭘까? 앵글에 대한 고민을 못한 건지 안한건지 한게 그정돈지....


전지현이 와인잔 들고 혜수랑 정재의 이야기를 엳듣다 김수현의 방으로 내려갈때는 카메라가 운동하는 김수현 쪽에서 지현을 잡는 것이 아니라. 들어오는 전지현을 따라서 패닝하다가 김수현을 잡아줘야 함이 맞다. 김수현 부터 잡으면 재미가 없지 않나? 최동훈 감독은 인터뷰에서 말한다. 윌리엄와일러가 그랬다고 그냥 문을 열고 들어오는 사람과 창문을 열고 들어오는 사람 중 누에게 더 관심이 가나? 물론 창문으로 들어오는 사람일 것이다 라고. 전지현도 창문으로 들어온다. 하지만 그것을 어떻게 보여줄 것인가에 있어선 카메라는 김수현 쪽에서 아주 애매하게 자리 잡아 보여 준다. 재미가 있으려면 난간에서 겨우 살아남은 전지현이 들어오자 마자 바로 수현을 발견하는 것이 아니라 한템포 늦게 수현이 지현에게 서프라이즈 해줘야 재미가 있는 것이다. 그래야 키스신도 더 강렬해 지고 ..... 굳이 이것 뿐이랴. 콘티 자체가 있었는지 싶을 정도로 어떤 정수의 샷이 전혀 나오지 않았다. 범죄의 재구성에서 폐차장에서 카메라 정면으로 걸어오는 사기꾼들의 모습을 고속촬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나 타짜에서 조승우가 다리에서 칼을 빼내며 김상호의 손을 내려찍는 장면 처럼 (타짜는 명장면이 너무 많다. 혜수의 BMW 타고 좋아하는 모습은 또 어떠한가.) 두고두고 기억에 남는 장면이 도대체 하나도 없다. 이것은 전우치도 마찬가지다. 정말 두려운 생각이지만 어쩌면 최동훈 감독은 여기까지일 수도 있다. 전우치를 봤을때 실수라고 생각했지만 도둑들을 보고선 실력이 퇴보 할 수도 있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물론 초기에 엄청난 걸작을 찍고 계속해서 졸작을 만들어 내는 감독들 한두명이 아니다. 하지만 천만 관객으로 보답한 최동훈은 4작품을 만들며 단 한 작품도 흥행에 실패한 적이 없기에 아마 죽을 때 까지 영화를 찍을 수도 있을 것이다. 



5. 사운드

 

사운드에도 역시 전반전인 문제가 노출된다. 후시녹음의 잔재가 너무 귀에 거슬렸다. 애니콜에서 예니콜로 명칭 변경에 의한 불가피한 후시녹음이 태반이라는 정보를 들었는데. 사실 스튜디오에서 현장에서 뱉었던 느낌을 그대로 가져오기란 하늘의 별따기. 가져왔다해도 믹싱 과정에서 티안나게 버무리기란 또 다른 문제다. 왜냐면 그림만 봐도 특정 화면 사이즈에서 배우가 취한 자세 그리고 카메라를 바라보고 있는 위치에 따라 대사의 톤이 달라지기 마련인데 도둑들에선 후시녹음 탓에 대사의 톤이 너무 일관되게 흘러가 버린다. 쉽게 비유하자면 가수가 무대위에서 춤을 추면서 노래할때 가끔 춤의 격렬함에 따라 노래가 깍이는 경우가 있는데. 그렇지 않다면 우린 그것이 립싱크라는 사실을 쉽게 알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그리고 대부분의 배우들은 스듀디오에서 약하다 그럴 수 밖에 없다. 현장에서의 감정을 골방에서 어떻게 다시 끌어 올리겠나? 하지만 이것도 배우의 능력이다. 해줘야 한다. 

  


6. 액션

 

최동훈 감독이 생각하는 액션이란 어떤 것일까? 그 만듦세가 빈틈없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려면 그 동작들을 드라마 안에 품고 확대시키기 위한 서브 역활로 만족해야 한다. 도둑들에서 김윤석이 보여주는 와이어 액션이 엄청 잘나왔다는 말이 있지만. 도대체 이것이 잘 나오면 뭐하냐는 것이다... 드라마에 녹아나질 않는데...(사실 그 장면이 소문처럼 훌륭하지도 않았다.) 액션의 긴장감이 있으려면 주인공의 감정이나 매력에 빠져있어야 한다. 난 이상하게도 도둑 김윤석의 매력에 빠져들어 그가 꼭 이 미션을 성공해야만 한다는 간절함이 느껴지지 않았다. 때문에 그냥 치고박고 난리치는 것으로만 보였다. 그 가장 큰 이유는 영화 중반 캐릭터에 대한 충성도를 확고이 했어야 할 순간 김윤석이 가면쓰고 배신을 하면서 사랑할 대상을 잃어 버린 것에 있다. 차라리 이렇게 되면 중심을 전지현 쪽으로 확실하게 몰아 줬어야 하는게 옳다고 본다. 하지만 이영화의 주인공의 마카오 박이다. 어쩔 수 없다.

 


그나저나 사랑하는 최동훈 감독님의 영활를 이렇게 디스하고 있으니 마음이 불편해 미칠 것 같다...

이쯤하자..옹졸해 보이기까지 한다. 

친구의 말처럼 생각하는게 편할 수도 있다.



"오락영화잖아 깊이를 기대하지마."


좋지 않은 영화에선 역시 좋은 글이 나올 수 없다.

최소한의 완성도있는 영화를 바랬던 필자 이만 글을 접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