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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m

2023년 여름대작 흥망에 관하여

늦었지만 추석 영화가 개봉하며 여름대작은
그 결과가 어느정도 정리되었다.
개별 영화에 관한 세세한 감정은 차후 정리하고
네편의 영화로 한국영화를 점검해 본다.

제목 감독 데뷔 (나이) 데뷔한지 작품수 제작비 손익분기점 관객수
더문 김용화(71년-52세) 2003년 (32세) 20년 6작품 280억 640만 51만
비공식작전 김성훈(71년-52세) 2006년 (35세) 17년 4작품+3 200억+ 500만 105만
밀수 류승완(73년-50세) 2000년 (27세) 23년 12작품 175억 400만 514만
콘크리트 유토피아 엄태화(81년-42세) 2013년 (32세) 10년 3작품 189억 380만 384만

첨엔 관객수만 정리하려다 살이 조금씩 붙게 되었다.
데뷔는 독립이든 상업이든 첫 장편영화 기준.
표를 통해 유추할 수 있는 특이사항은

1. 류승완의 에너지
23년 동안 12작품을 찍었다. 옴니버스 2작품은 빼버렸다.
제작한 것도 빼버렸다. 대략 2년마다 한작품을 찍었다고 보면 되는데
상업진영에 이런 감독 없다. 그야말로 엄청난 에너지다.
데뷔가 빠른 탓도 있다. 27살에 천재소리 들으면서 데뷔에 성공함.
<피도 눈물도 없이>를 극장에서 본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재미있게 보진 않았는데 이상한 에너지가 있었고
그 당시 언론과 평론가들이 엄청 띄워줬다.

진정한 승자

2. 김성훈의 다양성
유일하게 드라마를 연출했다. 킹덤이라는 드라마 였고 
업계에 정말 많은 소문이 돌았던 작품 결과는 흥행성공!
시즌2는 무빙으로 잘나가는 박인제 감독과 함께 했다.
넷플릭스 드라마가 한국에 정착하고 많은 영화감독들이
드라마 진영으로 넘어가게 만들어준 작품이기도 하다.
당시에 끝까지 간다와 터널을 진짜 너무너무 재미있게 봐서
갑자기 드라마를 한다는 소식에 의아해 했으나
코로나를 지나 한국을 식민지삼고 있는 넷플릭스를 보고 있자니
참 잘한 선택이구나 싶다는 생각도 든다.
그래서 비공식작전이 더욱 반가웠다. 

3. 데뷔 그리고 영화감독 세대교체
모두가 상징적인 감독들이다.
감독이 되는 길은 어느정도 정해져 있다.
첫째, 영화라는 시장 안에서 돈을 벌고 있어야 하며
둘째, 본인이 스스로 각본을 쓰고 찍어내야 한다.
김용화는 영화과를 나와 단편하나 찍고 바로 상업영화 감독이 됐고
김성훈은 조감독 2편 하고 감독에 데뷔했다.
류승완은 조감독 3편 하고 스스로 독립장편을 찍어 데뷔에 성공
엄태화는 연출부 생활 후 단편 + 독립장편으로 데뷔했다.
여기서 한가지 다른 점은 엄태화는 81년생이라는 것.
그리고 예술적 완성도가 가장 높은 작품을 찍어 냈으며
한국영화 대표로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 출품하였다.
일각에선 한국영화의 세대교체가 점차 이루어지고 있다곤 하지만
60~70년생이 이끈 2003년 <올드보이>,<살인의 추억>, <장화홍련>, <지구를 지켜라>, <실미도>
이 영화가 한해에 개봉했다면 믿을 수 있을까?  MZ라 불리는 80~90년대생의 새로운 세대는
아름다웠던 한국영화의 그 시기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여전히 그 시절 데뷔한 60~70년대생이 영화판을 쥐고 흔든다.
물론 80년대생 천만 감독은 <극한직업> 이병헌과 <범죄도시2,3> 이상용 감독이 있지만
여전히 대한민국에 봉준호, 박찬욱, 김지운, 류승완, 최동훈을 넘어서는 감독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4. 더문의 폭망 충격적인 김용화의 연출력
더문은 280억 예산에 관객이 51만명으로
2018년 230억에 89만이 들었던 인랑이 세운
제작 예산대비 가장많은 손해를 본 영화 1위를 갈아치웠다.
충격적일 정도로 안일한 연출. 배우들의 촌스러운 연기.
CG가 예산대비 훌륭하다고 자평하는데
도대체 감독이 보는 눈이 있나 싶을 정도로 정말 후진 CG였다.
특히 오프닝 로켓폭파장면은 그냥 시중에 떠도는 폭파 장면을 돈주고 사지
그걸 또 왜 어설프게 폭팔하게 만들었는지 시작부터 한숨만 나왔다.
봉준호가 설국열차 엔딩에서 북극곰을 네셔널지오그래픽쪽에 사다가 삽입한 이유는
예산 때문에 풀CG를 하지 못한다는 것. 싸지만 오히려 더 사실적이라는 것 때문이었다.
단순한 폭파장면 조차 제대로 구현하지 못할 거였음 로켓폭파 장면을 돈주고 샀어야했다.
그 충격이 얼마가지 못해 다큐멘터리 방식으로 영화를 시작하는 이해할 수 없는 선택을 하셨다.
영화가 아니라 방송문법으로 영화를 시작하다니!! 미친거 아닌가? 실험영화인가?
엄연한 상업영화에 이런 미친 도전을 하다니! 정말 대단하다!
서사는 자고로 주인공에서 시작하는게 상업영화의 정석 아닌가?
도경수가 어떤 인물인지를 먼저 보여주고 어떤 갈등속에 있는지를 알려줘야 했지만
김용화는 도대체 의도를 알 수 없는 수를 썼다. 게다가.
주인공이 UDT라는 설정도 이해안갔고 주인공이 뭔가를 해야 하는데
주구장창 센터에서 시키는 것만 하는 수동적 자세가 공감하기 힘들었으며
훗날 나사 국장이 되는 김희애 라인은 손발이 오글거리다 못해 손톱이 다 빠져 버리는 줄 알았다.
이것 말고도 깔게 무궁무진한데...이번 글은 개별 영화에 대한 언급을 하는 건 아니니...
이만 줄인다.


이번 여름대작들을 보면서 두 가지 생각이 들었다.

"한국 관객들은 새로운 것을 찾는다."

결과론 적인 얘기라 치부할 수도 있지만
어쩔수 없다. 이러한 데이터는 중요하다.
물론 아주 개인적인 판단 기준이다.

<더문>과 <비공식작전> 의 흥행실패는
익숙한 것을 잘 해내지 못한 결과다.
더문은 엉성한CG와 납득 불가능한 스토리 라인,
그리고 헐리웃 SF영화들과의 차별성이 없어 실패했고
비공식작전은 영화 자체의 완성도와는 별개로
먼저 개봉한 <모가디슈>와 <교섭>의 개봉이 관객들에게 피로를 안겼다고 생각한다.
이 두가지 모두 관객들이 원하는 새로운 것을 보기 원하는 것과 방향이 다르다.

<밀수>는 해녀들이 물속에서 밀수를 하는 이야기라는 어디서도 본적없던 스토리를
류승완 특유의 캐릭터와 빠른 이야기 전개로 재미있게 연출했고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수많은 재난영화들과는 달리
신파니 휴머니즘이 1도 없는 쌩리얼 재난이야기라 환호했던 것 같다.


이상 여름 대작 평가는 여기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