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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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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흑가의 세사람 - 멜빌과 브레송 장피에르 멜빌(Jean-Pierre Melville,1917~1973) 1. 멜빌과 브레송 멜빌과 브레송이 닮은 구석이 많다고 한다. 난 멜빌보다. 브레송의 영화를 많이 봤다. 때문에 멜빌이 말하고자 하는 정서를 정확하게 안다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적어도 이 붉은원이라는 작품을 놓고 봤을 땐 브레송의 그림자가 아른거리긴 한다. 난 그가 만약 브레송의 영향아래 있었다면 그리고 그것으로 자신의 영화로 소화 시키거나 혹은 그를 따라한다거나 했다면 그것은 큰 오만이거나 실수일 것이라 생각한다. 시네마테크에가서 무작정 영화를 많이 보면 모든 것들이 해결될 것인 냥 영화를 보러 갈 때에 그 오만함에 빠져 있을 때 브레송의 영화를 따라한답시고 그가 말하는 시네마토그레프야 말로 진정한 미래의 영화라 부르짖으며 친구..
로코와 그의 형제들, 불편한 네오리얼리즘 감독 : 루키노 비스콘티 (1906~1976) 1. 네오리얼리즘(1960) 아주 오래전 유독 네오리얼리즘 영화는 찾아서 보질 않았던 적이 있다. 충분히 보아야할 이유를 갖춘 영화들이 있기는 하지만 나도 모를 거부감이 들었던 건 아마도 이 당시 이 영화를 거부했던 사람들의 생각들과 비슷한 이유이지 않을까. 간단히 말해 너무나 사실적인 세계를 굳이 극장에서 까지 느끼고 싶지 않은 것이었다. 한국으로 따지면 6.25 전쟁 후에 관객들이 굳이 현실을 재구성하여 극장에서 전쟁영화를 보며 그 고통을 연장 시킬 이유가 없는 것이기도 하다. 네오리얼리즘의 태생이 바로 그러한 상황이다. 그 말의 기원이 어떻든 전쟁 뒤 폐허가된 이탈리아의 현실을 보여준다고 했을 때 즉 그 시대의 모습을 영화로 표현 한다고 했을 때 과연 ..
봉준호의 한계 혹은 마더의 한계. 봉준호 감독.(1969년생) 1. 봉준호의 한계 마더가 개봉한지 많은 시간이 지났다. 그리고 대중들의 관심과 비평의 찬사가 지나간 뒤 남은 고요한 시간. 나는 왜 이제야 이 영화를 다시 불러내 글을 쓰는가. 그것은 이제야 글을 쓸 수 있을 만큼 생각이 정리되었다는 뜻이고 마더를 보고난 뒤 느낀 불길함을 쉽게 지울 수도 잊을 수도 없었다는 뜻이다. 그래서 나는 지금이라도 이 불길함에 대해 글을 써야 한다고 생각했다. 대부분의 비평이 마더가 주는 불길함에 대해 긍정적으로 해석했다. 그것은 인간의 깊은 심연의 광기어린 한계에 닿고자하는 감독의 처절한 몸부림, 사회 깊숙이 감춰진 어두운 내면의 형상화였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주름으로 일그러지고 그늘진 혜자의 얼굴이 있었다. 나는 여기서 잠시 멈추고자 한다. 비..
구로자와, 존 포드를 뛰어 넘다.<Stray Dog> 영화는 더위에 지쳐 혀를 길게 늘어트린 개의 얼굴에서 시작한다. 제목은 들개. 제목만 봐서는 이 영화가 형사가 등장하는 수사물 이라고 예상하지 못할 것이다. 정확히는 방황하는 개가 맞다. 난 그 제목이 영화의 내용과 더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타이틀 시퀀스가 끝나는 순간 빠른 속도로 이 영화는 한 신참 형사가 자신의 총을 잃어버리고 그것을 찾아나가는 과정을 보여줄 것이라고 설정한다. 매우 빠른 속도다. 조금은 갑작스럽게 우린 다급한 마음으로 이야기를 주워 담기 시작한다. 그리고 카메라는 다시 경찰서로 이동하여 무라카미(미후네 도시로)의 모습을 보여준다. 차렷 자세로 어쩔 줄 몰라 하는 그의 모습...................다들 아시겠지만 주인공 미후네 도시로는 구로자와 아키라 감독의 페르소나이다. 아..
<청설.Hear Me> 인물이 침묵할 때 들리는 세상의 소리  주의 ※본 내용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영화에 대해 대부분 아시리라 생각됩니다만. 반전이 있기에 못보신 분들은 읽지 말아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아울러 반전영화에 반전이 있다고 말하는 것은 그 자체로 스포일러가될 수 있다....라고 말씀하시는 분들은.. 뭘 모르고 하시는소리....반전영화의 진정한 묘미는 반전을 인지하고 다시볼때 생기는 것입니다.^^ BUT............... 나는 이 영화를 두 번째 보려는 순간 망설였다. 그리고 보지 않았다. 그럼에도 구태여 글을 쓰고자 하는 건 이 영화에서 느껴진 이상한 감각 때문이다. 이 감각에 대해 얘기하기 전에 나는 지금 이 영화를 변호하기 위해 글을 쓰는 것이 아님을 밝힌다. 예고편과 포스터만 봐도 알 수 있듯이 이 영화는 전형적인 청춘멜로..
밀회 (Brief Encounter, 1945) 고전 멜로 드라마의 정점 감독 : 데이비드 린 왜 우린 항상 누군가에게 사랑을 받고 싶어 하고 사랑을 하고 싶어 하는 것일까? 영화의 첫인상을 항상 중요하게 생각한다. 수많은 영화를 보면서 실제로 반복적으로 영화를 보게 만드는 것은 첫인상 때문인데. 이렇게 영화를 다시 보게 만드는 힘을 가진 영화는 웬만하면 찾기 힘들기도 하다. 극장에서 밀회를 처음 봤을 때 상영이 끝난 후 영화를 다시 보게끔 하는 놀라웠던 지점은 물론 별 기대 없이 봤다는 것 말고도 이 영화가 40년대 후반에 만들어진 영화라는 선입견을 완벽히 무너트렸기 때문이다. 정말이지 모든 예상을 뒤집어 엎어버렸다. 30년데 시적리얼리즘 영화들에 대한 영향이 있었을지 아니면 세계대전에 대한 전쟁의 상흔을 숙명론적으로 표현한 것인지 나름 고민해 보기도 했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영화의 체험 그리고 카페 뤼미에르(3) 3부... 57분 45초부터 다시 시작한다.. 1(50)커텐이 쳐진 방안, 카메라의 위치가 조금 바뀌었음을 알 수 있다. 요코가 방에 들어오는 모습이 보이기 때문이다. 불을 켜고 커텐을 연다. 그리고 우유를 냉 장고 안에 넣는다. 카메라는 요코를 따라 움직이며 이전까지 몰랐던 방의 부분들을 보여준다. 입구가 보여 지고 냉장고의 위치가 보여 진다. 이렇게 우리는 차츰 요코의 방에 대해 알게 된다. 그것은 곧 요코 라는 존재, 요코가 어떻게 생활하고 있는지, 요코의 생활양식을 아는 것과 같다. 이 영화를 보는 우리는 요코에게는 이 방에 초대된 손님이다. 요코는 자신의 움직임을 쫓는 관객의 시선을 붙들어 자신이 살고 있는 방의 구조를 하나하나 보여주고 우리로 하여금 그 방을 재구성할 수 있게 해준다. 우리는 ..
영화의 체험 그리고 카페 뤼미에르(2) 1.이 영화는 눈에 보이는 모든 샷에 대한 분석으로 영화를 보지 않으신 분들이나 보다가 잠시 졸았거나. 이 영화에 별로 흥미가 없으신 분들은 읽지 마시길 바랍니다. 왜냐면 영화를 발가벗기는 의식에 허우 샤오시엔은 초대장을 보낸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2. 하지만 그래도 용기가 있다면 읽어보시길 강권합니다. 이것은 영화를 체험하는 것과는 조금 다른 텍스트와 정지된 이미지 그리고 사적 감상을 체험하는 순간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 은밀한 영화와의 밀담을 즐기실 분은 도전하시길... 카페뤼미에르는 총 86컷으로 런닝 타임은 자막까지 포함해서 약105분이다. 오즈야스지로탄생100주년기념작품(자막이 뜨고 전철소리가 선행한다) FADE IN 1. 전철이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지나간다. FADE OUT 2.카메라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