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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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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드존> 호러 시장의 양대산맥 킹과 크로넨버그 이 둘의 만남만으로도 상당히 흥미로운 조합이라 생각이 든다. 사실 킹과 영화감독들과의 인연은 무궁무진 하던 터, 많은 걸작을 탄생시켰으나. 대부분 대중에게 검증받은 이야기라는 안정감과 킹의 네임벨류에 기대 한 템포 쉬어가는 느낌의 작업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니까 사실 킹과 만나기 이전과 이후에 딱히 킹 스러운 호러무비를 계속 작업하는 감독은 단 한명도 없다는 것. 그만큼 크로넨버그는 태생부터 공포 호러 판타지 물을 사랑함으로 만났을 뿐 아니라 킹보다 더 훌륭한 각본을 써내는 감독이었으니 작품의 퀄리티를 떠나 필연적인 만남이었다고 생각한다. 데드존, 83년도 작품이다. 겨우 내가 3살이 되었을 때 나온 작품이니 그림상의 배우들이나 감독들이 얼마나 위대한지 새삼 깨닫게 된다. 이 영화는 기본적으로 싸이코메트리..
<셰임> 고독한 섹스 중독자의 방황기 1. 배우로서의 영화. 훌륭한 연기를 해내는 배우를 보면 일종의 행위예술가라는 생각을 떨쳐낼 수 없다. 어쩜 저런 연기를 해내는지 도저히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받아들이기 힘들다. 물론 모든 훌륭한 연기의 뒤엔 캐릭터를 만들어낸 작가와 그렇게 보이게끔 촬영을 진행한 감독이 있기 때문이기는 하지만. 어쨌던 난 스크린에서 배우의 얼굴을 보고 생각한다. 바로 그가 저기 있다고. 배우로서의 패스빈더가 아닌 마이클이 저기 서서 걸어간다고 말이다. 쉼없이 음란한 상상을 하며 어디서든 자위행위로 욕구를 해소하는 고독한 한 남자가 있다. 틈만나면 야동을 보고 시간이 되면 집에 창녀를 불러들인다. 공공장소에서도 여자를 보고 섹스하는 상상을 하며 결국 그여자를 취한다. 맥퀸은 추측컨데. 지금 시대의 징후를 누구보다 정확하게 ..
이와이 슌지의 신작, 서글픈 <뱀파이어> 이와이의 귀환 글쓰는 일에 너무 지쳐있었던 걸까. 영화를 보고 글로 정리하는 일에 심한 피로감이 밀려와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뭔가를 쓴다는 일, 머릿속의 이미지들을 활자로 정리하는 일들에 권태를 느끼게 되자 가슴속의 감정들을 옮기는 과정도 꾀나 힘든 일거리가 되고 말았다. 지금도 역시 상당히 피로하다. 하지만 이건 기록해야 한다. 다른 사람도 아닌 이와이의 영화를 봤으니까 말이다. 친한 동생에게 연락이 왔다. '형, 인터넷에 이와이 슌지 뱀파이어 떴던데.' 순간 난 한달째 진도를 나가지 못하던 시나리오를 잠시 멈출 핑계거리를 찾게 되었다. 당장 P2P싸이드에 접속을 해서 다운을 받은 것. 5분뒤 난 그토록 기다리던 뱀파이어를 짧은 전화 한통화에 다시 보았다. 우선 이 영화에는 이와이 슌지 말고 너무나..
<도둑들> 난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실패작이야' 최동훈감독의 가장 뛰어난 점. 누구도 흉내내지 못할 독보적인 지점은 생생한 캐릭터에 있다. 농밀한 대사들 얼핏 가벼이 들리지만 한번 더 생각하여 끝내 웃게 만드는 깊이있는 화술, 익숙한 비유를 엉뚱한 상황에 조합시키는 언어유희 대사 방식은 범죄의 재구성 이후 많은 영화 속에서 반복 되었고 2012년 현제까지 이어지며 한국영화 어떤 전형으로 자리잡았다. 한 작가의 영화가 무릇 한국가의 영화들을 변화시킨 것이다. 생기 있는 케릭터를 어떻게 창조해 내는지에 대해 최동훈이 충무로 영화계에 큰 공로를 한 셈이다. 물론 캐릭터는 그것을 받쳐주는 훌륭한 각본에 기한다는 사실 굳이 말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그렇게 그는 글을 잘 쓰며 이미 여러 매체에서 글 쓰는 것을 좋아한다고 고백한다. 영화를 봤다. 이 영화를 처음..
<펀치 드렁크 러브> 천재의 영화는 이런 것 영화에 관한 글을 쓴지 참 오래되었다. 손가락으로 기록되는 활자의 속도보다 더 빠르게 사라져가는 감정의 잔상을 잡으려는 짓도 오랜만이다. 난 뭔가 봤고 그것을 기억하고 싶은데 그게 이젠 쉽지 않다. 나이를 먹은 탓인가. 기록하지 않고 돌아서면 내가 뭘 봤는지 잊어 버린다. 큰일이다. 농반진반 이런 와중에도 사라지고 있다. 어렵사리 상업영화 연출부를 한 편 끝내고 저예산 장편영화 연출부 일을 하다 엎어지고 또다시 막다른 골목 앞에서 구역질을 하던 찰나. 문득 가 보고 싶어졌다. 이유? 있다. 천재가 되고 싶으니까! 이런 생각하는 분들이 사실 살리에르의 삶을 살다 뒤지기 십상이지만 가끔 참된 노력의 끝에 진정한 거장의 길로 들어서는 인간들도 간혹 있다. (있을 것이다.) 이렇게 말하니 뭐 거창해 보이는데, ..
<써니> 강형철 감독의 진화와 그 모든 것 써니에 대한 스포일러 딱히 없음. 필자. 강형철의 영화에 대해 언급을 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시사회를 마치고 집에 들어와 생각을 정리할 겸 글을 쓰고 있다. 그의 부담스러운 검정색 뿔테안경을 보면서 말이다. 마치 누군가 사진에 매직으로 장난을 쳐놓은 것 같지 않는가? 아무튼... 웃고있는 사진을 퍼왔다. 이유는 아마도 이 감독은 올해 계속 웃을일만 있을 것 같기 때문이다. 솔직히 놀랐다. 손익은 기본이고 이 영화는 상당히 흥행할 것이라는 예감이 든다. 설사 흥행하지 않더라도 영화적으로 그는 성장했다. 사실 이것이 중요하다. 데뷔작으로 흥행을 한 감독에게 다음 영화가 성장이 된다는 것 이것은 축복이다. 아마도 그는 충무로에서 아주 오래 살아남을 것이다. 작년 초 지인을 통해 써니의 시나리오를 먼저 ..
<카페 느와르>를 보고 쓴 씨네필 다이어리 이 글은 전적으로 카페느와르의 리뷰가 아닙니다. 제목에서 보듯이 일종의 한탄 섞인 일기입니다. 요즘 들어 영화를 보는 관점이 뒤틀리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 이유는 어떤 영화를 봤을 때 난 이 영화가 후지며 과잉으로 가득 찼으며 굳이 만들어질 필요가 없는 영화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 평단이..관객이..혹은 둘이 동시에 환호하기 때문이다. 뭐가 문제일까? 감상의 차이이다. 글을 쓴다는 것은 어쨌든 감상의 발화가 있어야 가능한 것이다. 그래서 사유하지도 글도 써낼 수 없는 영화들은 좋은 영화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언제나 그렇듯. 인셉션 같은 예외도 존재하지만... 유독 한국의 영화가 자본과는 달리 감독의 실력에 작품의 편차가 심해지고 있다...편차가 심해 질 수록 관객은 코미디영화보다 개콘..
중력 피에로, 삶이 즐거우면 중력에서 자유롭다. 1. 곤충과의 대화 뉴스에선 곧 모기가 기승을 부릴 것이라고 예언한다. 생방송으로 진행되고 있지만 그들이 말하는 미래는 이미 내겐 현제진행형이 된다. 뉴스는 스포츠 뉴스로 넘어가고 곧 이어질 예능 프로그램을 기다리기 위해 잠시 휴식을 갖는다. 그리고 지금 TV앞에서 별달리 할게 없어 귀찮게 구는 모기를 죽일 방법을 생각해 낸다. 너희들은 사실상 사라져 버려도 생태계에 별다른 지장이 없지 않은가. 라고 되뇌인다. 모기 하나 죽인다고 살생을 했다며 밤잠을 설치기 보단. 많이 죽일 수록 두다리 잘 뻗고 잘 수 있는게 바로 모기다. 살충제, 액상모기, 전자모기 등등의 병기를 옆에 두고 말이다. 여기 꾀 근사한 물건이 하나있다. 지난주 아버지께서 사오신 전기 모기체를 사용하고 싶은 욕구가 생긴다. 이것의 장점은 ..